항공업계, 高단가 백신화물 운송에 기대감↑..LCC에겐 '그림의 떡'

김민석 기자 2021. 2. 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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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온기술·관리체계 필요한 백신운송, 일반화물 대비 단가 2배
LCC들, 백신 보급·접종 따른 하반기 여객수요 회복에 기대
25일(현지시간) 오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대한항공 KE9926편에 인천공항으로 수송 될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이 하기되고 있다. 대한항공을 통해 국내에 들여온 화이자 백신은 11만 7천 도즈(Dose)로 5만 8천5백명분이다. (대한항공 제공) 2021.2.26/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6만여 명분 분량이 국내에 첫 도착하는 등 화물기를 통한 '백신 화물' 운송이 본격화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백신 화물 운송 규모가 작지 않은데다 초저온 운송 기술력 및 엄격한 관리체계를 필요로 하는 만큼 운송 단가가 많게는 2배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처한 여건상 백신화물 운송 시장은 '그림의 떡'이 될 전망이다. LCC들은 백신 보급 및 접종에 따른 여객수요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장거리 운항용 A330-300 기종을 통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11만7000도즈를 성공적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이는 5만8500명(1인당 2회)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90~60도 사이 극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21개의 백신 수송 전용박스에 화이자 백신을 나눠 포장한 뒤 백신 전용 특수 컨테이너에 탑재했다. 비행 동안 영하 75도 가량을 유지해 백신 품질유지에 만전을 기했다.

대한항공 백신화물 관련 팜플렛 첫 페이지(대한항공 제공) © 뉴스1

이처럼 백신화물 수송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관련 인프라를 갖춘 대형항공사(FSC)들은 백신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국토교통부, 세관, 군경, 물류업체 등과 공조 하에 백신 운송 표준절차를 마련하고, 특수 온도조절 컨테이너를 확보하는 등 백신화물 수송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코로나 백신은 제품별 특성에 따라 -60℃ 이하의 극저온, -20℃ 이하의 냉동, 2~8℃의 냉장 유지 등 다양한 온도 맞춤 수송인 '콜드체인'이 필요하다.

특히 백신 화물 수송을 위해선 엄격한 관리 체계가 필요해 운송 단가가 일반화물에 대비 많게는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화물운송으로 활로를 찾았는데, 올해부터는 백신 운송이라는 '미래 먹거리'도 확보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올해에도 화물운송 수혜를 누리면서 경쟁사와 차별화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물의 경우 연말 성수기 효과가 끝났지만, 여전히 높은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백신 수송도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대한항공의 1분기 화물 부문 실적은 지난 4분기 보다 소폭 축소되겠지만 그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들이 계류돼 있다. 2021.1.1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그러나 지난해 수천억대 적자를 기록하며 생존의 기로에 놓인 LCC들은 백신화물 관련 직접적인 수혜를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백신 수송을 위해서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발급한 의약품 항공운송 품질 인증(CEIV Pharma)을 보유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국제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LCC 중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대형항공기를 통해 국제표준 인증에 도전하고자 해도 고도의 온도관리 기술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LCC 상황에선 불가능하다. LCC 업계 한 관계자는 "LCC 중 백신 수송을 준비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CC들은 대신 백신 보급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백신 보급 및 접종으로 오는 3분기부터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LCC의 중점 사업인 여객 사업도 빠르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백신 접종 이후엔 국내선 및 동남아시아~동아시아에서부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2019년 하반기부터 항공업계에 반영되면서 동남아시아 노선드링 LCC 최대 격전지가 됐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도 최근 사보 인터뷰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희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2월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정부의 목표대로 11월에 국내 집단 면역이 차질없이 형성되면 해외 항공 노선 개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물론 여행 상대국들의 백신 보급과 면역 형성 여부도 관건이어서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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