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0분 생활권이라던 광명·시흥 신도시, 정작 교통대책 일정은?

이훈철 기자 2021. 2. 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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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5년 분양시기'만 강조..교통대책 일정은 빠져
GTX-A 등 구축에 9~20년 소요..신도시 도시철도 시일 걸릴 듯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2021.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서울 여의도 20분, 서울역 25분, 강남역까지 45분."

정부가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교통대책으로 강조한 부분이다. 전문가들도 한 목소리로 교통문제 해결이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목할 정도로 교통난 해소는 신도시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남북 도시철도(광명·시흥 도시철도)의 개통시기 등 기본적인 교통망 공급 일정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2023년 지구계획 완료 후 2025년 신도시 분양을 시작하겠다며 빠른 공급시기를 강조한 것과 대조적이다.

과거 1·2기 신도시 사례를 볼 때 정부가 약속한 교통망이 갖춰지기까지 최소 10년에서 최장 20년이 넘게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명·시흥 신도시가 입주 후 제대로 교통망이 갖춰지지 않은 김포·파주 등 2기 신도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광명·시흥 신도시 교통대책으로 서울 도심까지 20분대 접근이 가능하도록 철도 중심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광명·시흥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20분' 청사진 제시

정부의 계획은 신도시의 남북을 관통하는 광명·시흥 도시철도를 건설해 인근의 지하철 1·2·7호선과 신안산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노선(GTX-B), 제2경인선 광역철도 등과 연결해 서울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광명·시흥 도시철도의 북쪽 종점이 송도에서 여의도로 향하는 GTX-B 서울행 노선과 만나 신도림, 여의도, 용산, 서울역, 청량리역까지 갈 수 있다. 신도림역은 지하철 1·2호선이 지나며 당아래역은 7호선, 여의도역은 5·9호선이 지나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하철도 이용할 수 있다. 또 도시철도 남쪽 종점은 인근을 지나는 신안산선으로 환승이 가능해 서울로 진입이 가능하다.

도시철도가 신도시의 남북을 종단한다면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제2경인선은 신도시의 북부를 횡단하게 된다. 제2경인선은 종점에서 GTX-B, 도시철도 북쪽 종점과 만나 환승역을 이루게 된다.

정부는 이같은 거미줄 철도망을 구축하게 될 경우 광명·시흥 신도시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20분, 서울역까지 25분, 강남역까지 45분 내로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광명·시흥에서 여의도까지 대중교통으로 70분, 승용차로 55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통행시간이 35~50분이나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는 서울 집중화를 해소하고 강남권 수요를 신도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중요한 요소다.

© 뉴스1

◇GTX-A 개발계획부터 개통까지 14년…광명·시흥 도시철도 2044년 개통?

문제는 이같은 교통망 구축이 현재로서는 정부의 청사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번 신도시 교통대책의 핵심은 남북 도시철도인데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철도망 구축에 필요한 예산이나 예타 일정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언제 착공에 들어가고 언제 개통되는지, 모든 것이 미정인 상태다. 심지어 정부는 앞서 발표한 교통대책 마저도 지구계획 수립 과정에서 변경이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가장 큰 걱정은 2기 신도시처럼 입주는 했는데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는 광명·시흥 신도시의 지구계획을 2023년까지 마무리한 뒤 2025년 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분양 후 입주까지 통상 2~5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6~9년 뒤인 2027~2030년 신도시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망 구축은 이보다 늦은 9~2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광명·시흥 신도시 북부를 관통할 제2경인선은 올해 예타를 통과한다는 전제 하에 2024년 착공에 들어가 2030년 개통될 예정이다. 예타착수부터 개통까지 꼬박 9년이 걸리는 셈인데 제2경인선은 아직 예타조사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광명·시흥 도시철도 연계노선인 GTX-B는 2022년 착공에 들어가 2027년말 개통될 예정이다. 2017년 예타 착수 후 10년 만에 개통이 되는 것인데 이마저도 공사가 지연될 경우 예정대로 개통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가 광명·시흥 도시철도와 연결하겠다는 신안산선의 경우 2002년 개발계획이 발표된 뒤 2019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개발계획 발표 후 개통까지 22년이 소요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 정부는 광명·시흥 신도시의 구체적인 교통대책을 내년이나 내후년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김규철 국토부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지난 24일 "(24일 대책은)대략적인 광역교통 대책을 발표한 것"이라며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내년 초 지구지정 이후 (2023년)지구계획 수립 전까지 광역교통 대책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후속대책 발표와 함께 신도시 도시철도의 예타가 곧바로 진행된다고 가정하더라도 2032~2044년 개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도시 입주와는 2~17년의 간극이 예상된다.

이같은 사례는 2기 신도시 중 하나인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운정신도시를 지나는 GTX-A는 2009년 타당성 조사 후 2018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예타 후 개통까지 14년이 걸린 셈이다. 파주 운정신도시가 2009년 6월 첫 입주가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12년째 GTX-A가 개통될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소장은 "광명·시흥지구의 경우 교통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서울 서남권쪽으로 나가는 간선도로는 항상 막히는 구간이다"며 "광명시 남부 지구들을 포함해서 전철망이 부족한 데 기존 지하철을 연장하는 등 (교통망)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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