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서 2km 떨어진 선박에 응급약품, 드론으로 5분만에 전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박의 입항과 선원 승하선이 더욱 제한돼 선원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의 작은 벤처기업이 전국에서 최초로 드론으로 물류를 배송하는 사업을 시작해 주목을 모으고 있다.

주목받는 기업은 지난 24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드론을 활용한 해상 물류배송을 위한 사업등록증을 발급받은 해양드론기술.

국내에서 드론 택배 사업을 위한 사업등록증이 발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양드론기술은 2018년 9월 한국해양대학교 해양벤처진흥센터에 설립돼 해양드론을 연구개발하고 드론 운용 서비스와 드론 전문인력을 양성해온 업체이다.

직원 9명이 일하고 있는 해양드론기술은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3명이 선박 승선 경험이 있다.

군 해상작전 헬기 조종사 출신인 황인철 대표와 직원들은 선박이 기항 시 필요한 물품을 제때 받아보지 못해 불편을 겪는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직원들은 부산 영도구 남외항 묘박지 기항 선박을 대상으로 드론을 활용한 배송서비스를 준비했다.

부산 남외항 부두에서 2㎞가량 떨어진 묘박지에 머무르는 선박에 휴대전화 유심카드, 서류, 약품, 마스크 등 선원이 필요한 경량물품을 드론을 통해 배송하는 실증작업을 했다.

여러차례 실증실험을 통해 물품을 정확하게 선박으로 옮겼을 뿐만 아니라 선박을 활용하면 이전에 40여분 걸리던 배송 시간도 5분 안팎으로 단축했다.

부산항공청도 3차례 현장검증과 기술적 검토 등을 거친 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업자 등록증을 교부받은 해양드론기술은 향후 배송신청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배 안에서 직접 배송 물품을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몇차례 무상시험비행을 거쳐 3월말께 첫 유상배송을 목표로 사업 준비가 한창이다.

황의철 해양드론기술 대표는 "앞으로 스마트 드론배송기술 확보 및 통신 이중화를 통해 안전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묘박 중인 국내외 선박 및 선원에게 긴급 수리부속, 서류, 응급약, 전자제품, 맛집음식, 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을 드론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향후 해상배송드론의 고중량·원거리 배송서비스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배송드론체계가 필요하며, 당장의 수익성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첫걸음을 내딛은 만큼 정부기관과 지자체 지원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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