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던 가상·증강현실, 언제쯤 현실로 다가올까

팽동현 기자, 강소현 기자 2021. 2.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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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이 자세가 바로 프로젝트 글라스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2013년 세계적 지식 컨퍼런스인 테드(TED) 강연에서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선보이며 한 말이다. 스마트폰 화면에 묶여 우리 스스로 소통과 단절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이다. 이듬해 페이스북은 유명 가상현실(VR) 스타트업 ‘오큘러스’를 23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오큘러스 VR헤드셋은 전차 승무원이 외부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용도로 노르웨이군에도 도입된 바 있다. 전세계 VR·AR 업계는 이 실리콘밸리 신성들의 진격을 보며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2021년 우리가 VR·AR에 대해 체감하는 현실은 과거 그렸던 모습과 차이를 보인다.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라 기기 성능이 점점 좋아졌고 활용하는 곳도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더디다.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VR/AR 산업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장세를 보이며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런 흐름에 지난해부터 조금씩 변화가 감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5세대 이동통신(5G) 보급에 따라 VR·AR 시장이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했다. 정부와 이동통신3사도 또다시 VR·AR 키우기에 의욕적으로 나선다. 이번엔 다를까.

정부가 2025년까지 가상융합기술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 30조원 달성, 세계 5대 가상융합경제 선도국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돌고 돌아온 VR·AR, 2025년 30조원 값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의 일상과 업무 환경을 바꿔놨다.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는 멀어지고 사람과 화면의 거리는 가까워졌다.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PC·모바일 게임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뿐 아니라 만년 유망주에게도 다시 관심을 가진다. 바로 VR·AR이다.

◆코로나19 ‘집콕’에 VR·AR도 잠에서 깨다

시장조사업체 IDC(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같이 VR·AR 기기 시장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 전 세계 출하량이 감소했다. 하지만 기업과 소비자가 ‘뉴노멀’에 익숙해지면서 소비심리가 회복돼 그 어느 분야 못잖은 반등이 예상된다. 올해 전 세계 VR·AR 기기 출하량은 전년(470만대) 대비 82.3% 증가한 86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2020년부터 62.3%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해 2025년에는 5290만대 규모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VR·AR 수요가 나타났다. 코로나19 락다운 이후 구매했거나 구매를 계획 중인 IT기기로 VR·AR기기가 첫손에 꼽혔다. 게임 콘솔이나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30개 이상 품목 중 최상위를 차지했다. SA는 VR이 게임 용도 위주에서 탈피해 원격 교육·훈련 중심으로 활용처가 늘어나고 AR의 경우 신제품 출시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시장이 점차 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VR·AR 지각 이유는?

VR·AR 분야는 일찍이 2010년대 초반에 미래산업으로 주목받았으나 이후 성장세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관련 산업 생태계의 상호 유기적 성장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사용자들이 찾을 콘텐츠(C) ▲이를 유통할 플랫폼(P)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N) ▲접근 가능한 디바이스(D) 중 어느 하나라도 뒷받침되지 않으면 난관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KoVRA) 관계자는 “C-P-N-D 생태계의 상호 유기적 성장이 중요한데 디바이스 보급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며 “대중화 한계를 극복하려면 생산·유통·소비·투자의 선순환 가치사슬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8K(양안 4K)를 지원하면서 가격도 40만원대로 낮춘 페이스북 MR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 국내 파트너사 SK텔레콤이 이달 국내 출시해 1차 물량이 3일 만에 완판됐다. /사진=페이스북

전 세계적으로 지적받는 것은 콘텐츠 부족 문제다. 국가별·플랫폼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용자가 다른 IT 기기를 두고 VR·AR 전용기기를 찾을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콘텐츠 부족이 디바이스 보급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기기의 가격과 성능이 모두 문제를 야기했다. 100만원대에 육박하는 고가 기기는 접근성이 떨어졌고 염가형 기기는 소비자들에게 품질에서 실망을 안겼다.

김성광 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KOVACA) 사무총장은 “시장이 기대만큼 커지지 않으니 콘텐츠 업체도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들기 쉽지 않다. VR·AR 전문 인력 상당수는 게임과 영상 분야 고급인력이기도 하다”며 “콘텐츠 부족과 디바이스 보급 문제는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다. 두 가지를 함께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초장부터 풍파에 휘말린 국내 VR·AR 업계

IT강국답게 국내 관련 업계의 VR·AR 분야 준비 시작이 늦진 않았다. 이미 박근혜정부 때 VR·AR은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세계적으로 성장이 더뎠다는 점을 고려해도 국내 업계 상황은 그보다 어려운 상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지난해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2월 기준으로 전체 VR·AR 사업체 수는 839개에 달했으나 실제 매출이 발생한 비율은 58.7%에 불과했다. 2016년 이후 설립된 업체가 40.4%, 종사자 수 10명 미만인 곳이 56.2%를 차지한다. 폐업률도 15.6%로 ICT벤처기업(9.1%)보다 높다.

이강훈 콘진원 실감콘텐츠팀 차장은 “국내 시장이 영세기업 중심이다 보니 킬러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글로벌 시장도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세계적으로 VR 분야에서 B2B에 비해 B2C 성장이 예상보다 정체된 것은 사실이다.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같은 VR기기가 필수라 소비자가 가격·편의적인 측면에서 아직까진 접근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상륙한 MS MR헤드셋 '홀로렌즈2'.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산업 현장 협업과 운영 효율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기업용(B2B) 제품이라지만 500만원에 달하는 가격과 3시간가량의 배터리 지속시간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사진=팽동현 기자

정부 지원은 꾸준히 이뤄졌으나 체계적·효율적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험 위주로 저변을 넓혀나갔지만 ‘C-P-N-D’ 관련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수요로 이어지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산하 여러 기관에서 업무를 분담하면서 정책과 규제도 복잡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

신현국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디지털콘텐츠전략팀 수석은 “국내 VR·AR산업은 여전히 콘텐츠 체험 중심으로, 경제·산업적 수요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규정·제도 부재나 여러 산업(부처)에 해당하는 복합규제 등 법·제도 이슈로 인해 신산업 창출이 미진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VR·AR업계는 대외적인 이슈로도 풍파를 겪어야 했다. 전 정권에서 일어났던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에 엮이면서 이후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된 적이 있다. 공공지원사업 담당자가 뇌물 수수로 구속되면서 심사 기준이 엄격해지는 등 불똥이 튀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을 받아놓고서 성과를 내지 않고 ‘먹튀’하는 업체도 적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열심히 개발·제작에 임했던 업체들은 그만큼 고충을 겪은 셈이다.

◆5G와 함께… 이제 다시 시작이다

업계에서는 VR과 AR이 장차 MR(혼합현실)로 융합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MS) IoT&MR 아태지역 기술총괄 팀장은 “AR은 사용자와 상호작용이 제한적이고 VR은 현실과 분리된다는 한계점이 있다”며 “MR은 현장 작업자 또는 사용자 친화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이르면 내년 1분기 선보일 MR헤드셋 예상도. 두 개의 8K 디스플레이와 12개 이상 카메라가 탑재될 전망이다. /사진=디인포메이션

정부는 지난해 8월 ‘가상·증강현실 규제혁신 로드맵’을 내놓고 12월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VR·AR·MR을 아우르는 가상융합기술(XR)을 집중 육성해 2025년에는 XR을 통한 경제효과를 30조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과기부에 따르면 이 수치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예측한 글로벌 경제적 파급효과(약 500조원)의 6%에 해당한다.

눈에 띄는 것은 제조·의료·건설·교육·유통·국방 등 6대 핵심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XR 플래그십 프로젝트’다. 이를 포함한 진흥책 전반이 B2B 분야에 좀 더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B2C 분야도 물론 지원하고 있고 모두 중요하게 여긴다. 다만 B2B 분야가 성장 폭과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라 계획 수립 시 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올해 과기부는 디지털콘텐츠 지원사업에 총 2024억을 투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지원사업에 수천억원을 쓰느니 그 돈으로 VR헤드셋을 뿌리는 게 더 도움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 정책이 점점 정교해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며 “각 부처의 여러 지원사업을 합치면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개별 지원액수 등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업계 현황을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근 유출된 '삼성 글래스 라이트' 콘셉트 영상. 삼성은 2018년 이후 VR·AR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지만 관련 기술은 지속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워킹캣(@_h0x0d_) 트위터

정부와 업계는 5G가 VR·AR 확산의 기반이 되고 VR·AR이 5G를 위한 콘텐츠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화면 해상도가 8K(양안 4K) 수준이 돼야 VR 콘텐츠가 사용자에게 충분한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평가도 있다. 8K VR 콘텐츠의 용량은 1분 분량이 1GB(기가바이트)에 달한다. 이를 소화해줄 5G도 여러 논란을 겪으며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5G와 함께 VR·AR도 이제 시작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 대기업 임원이 VR·AR의 미래를 3D TV처럼 사장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말을 듣고 충격받은 적이 있다. 역설적으로 현재 중국 등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우리 VR·AR 업계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결국 대기업이 나서줘야 한다”며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포함한 여러 문제는 현 추세로 볼 때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팽동현 기자 dhp@mt.co.kr

국내 이동통신사가 돌연 VR·AR 킬러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겠다며 나섰다. 사진은 오큘러스퀘스트2. /사진제공=페이스북



직종 바꾼 이통사 “오늘부터 VR·AR 콘텐츠 팝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미러’의 에피소드 ‘스트라이킹 바이퍼’는 VR 세계에서 사랑에 빠진 대니와 칼의 이야기를 담았다. VR 격투 게임인 ‘스트라이킹 바이퍼’는 전용 기기 착용 시 이용자가 게임 캐릭터에 빙의돼 상대방을 때렸을 때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현실과 착각하게 만드는 VR 세계의 정교함에 두 사람 사이에 사랑도 싹튼다.

#.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까. 영화 ‘클루리스’의 주인공 세어는 매일 아침 컴퓨터를 통해 인형놀이를 하듯 옷을 입어본다. 옷의 데이터가 업로드된 컴퓨터는 AR기술을 활용해 세어가 선택만 하면 가상으로 옷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날 현실에서 구현 가능한 VR과 AR 기술들이다.

하지만 두 기술은 여전히 대중에게 낯설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현실의 대중은 VR과 AR의 차이도 명확히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렬한 인식을 남길 ‘킬러콘텐츠’가 부재했던 탓이다. AR 하면 아직까지 출시된 지 4년도 더 지난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을 떠올리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사가 돌연 VR·AR 킬러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겠다며 나섰다. 콘텐츠 사업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5G 제발 가입해줘 ㅠㅠ”…VR·AR 콘텐츠로 가입자 유치 나선 이통사들

한때 VR은 고가의 취미로 분류됐다. VR 체험을 위해 필요한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헤드셋(HMD)의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HMD의 가격이 20~40만원 선으로 낮아지면서 진입 문턱도 낮아졌다. 가볍게 체험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만원 이하의 가격에도 구입할 수 있다. 구글의 조립형 VR HMD인 ‘카드보드’나 다이소의 ‘가상현실 VR 글라스’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용자로 하여금 VR HMD의 구매 욕구를 느끼게 할만한 킬러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VR HMD의 가격 자체도 낮아졌지만 이통사나 제조사가 신제품을 출시할 때 사은품으로 HMD를 많이 증정해 가정 보급률이 높아졌다”면서도 “다만 활용도가 낮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킬러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시장의 니즈는 뜻밖에도 이통사와 일맥상통했다. 이통사 역시 5G 가입자를 유치할 킬러콘텐츠를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LTE 시장에서의 킬러콘텐츠는 유튜브 등의 동영상 기반 서비스였다. 동영상이 태동하면서 이를 원활하게 이용하고 싶다는 욕구가 소비자를 LTE 가입으로 이끌었다”며 “LTE에선 끊기니 5G를 가입하고 싶게 만드는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에 VR·AR 시장이 눈에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AR은 최근엔 ‘소셜 AR’로 대중에 익숙한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은 SK텔레콤의 AR/VR 콘텐츠를 제작하는 '점프 스튜디오'와 LG유플러스의 ‘U+리얼글래스’. /사진제공=각 사

◆VR로 시력검사도 받는다? ‘우리오빠’와 랜선 데이트도

이통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VR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우선 SK텔레콤은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VR 콘텐츠 시장에서의 파이를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VR HMD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페이스북과의 협업에 나섰다.

최근 페이스북이 출시한 VR HMD ‘오큘러스 퀘스트2’의 국내 유통권을 확보했을 뿐더러 추후 자사 VR 콘텐츠를 해당 기기에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VR플랫폼 ‘점프 VR’ 내에는 당사 버추얼 밋업 서비스가 적용된 소셜월드가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컨셉으로 사용자들이 본인의 아바타를 통해 가상세계에서 컨퍼런스나 회의 등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KT와 LG유플러스는 고퀄리티 VR콘텐츠 제작에 힘쓰고 있다. KT는 재활 프로그램 등 이용자의 삶의 질을 높일 ‘VR 의료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VR HMD를 착용한 환자가 가상현실 속에서 컨트롤러를 활용해 망치질을 하거나 블록을 쌓으면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신경이나 신호 체계가 자극을 받아 환자의 손과 팔을 비롯한 상지 운동력이 향상된다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에는 눈 상태를 정밀하게 점검하는 VR 서비스 ‘아이 닥터 라이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용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도 ▲시력 ▲색맹 ▲난시 ▲황반변성 등 총 6가지의 안과 검사를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전부터 실감 나는 VR 콘텐츠로 주목 받았다. 이른바 ‘우리오빠’ 차은우가 옆에서 남자친구처럼 담요를 덮어주는 등 입체감 있는 VR 연애시뮬레이션 콘텐츠로 팬들의 마음을 흔들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과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VR 콘텐츠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세계 첫 5G 콘텐츠 연합체인 ‘XR 얼라이언스’를 꾸려 VR의 강점을 최대로 살릴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돌입했다. XR 얼라이언스의 첫 결과물인 VR 다큐멘터리 ‘우주모험가들: 우주정거장 경험’(Space Explorers: The ISS Experience)엔 96억원을 투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NASA와 손잡고 우주 비행사에 VR카메라로 촬영을 부탁해 찍은 다큐멘터리"라며 "눈앞에서 '무중력 식사'를 즐기는 비행사들의 모습과 발 아래 펼쳐지는 지구의 전경이 실제 우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VR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사진은 SK텔레콤이 유통 중인 페이스북의 VR HMD '오큘러스 퀘스트2'와 KT VR 서비스 ‘아이 닥터 라이트’, LG유플러스의 VR 다큐멘터리 ‘우주모험가들: 우주정거장 경험’. /사진제공=각 사

◆영화 속 이야긴 줄 알았는데… 걸어가도 누워도 화면이 따라오네~

2016년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AR은 최근엔 ‘소셜 AR’(Social AR)로 대중에 익숙한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소셜 AR은 ▲페이스북의 AR 카메라 효과(AR Camera Effects) ▲인스타그램의 AR 필터(AR Filters) 등 다채로운 모션을 가진 캐릭터를 사진이나 동영상에 삽입할 수 있는 기능이다.

SK텔레콤도 AR캐릭터로 구현된 유명 셀럽을 소환해 함께 사진 혹은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AR 플랫폼 ‘점프 AR’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컵라면 뚜껑을 자사 AR 플랫폼인 ‘U+AR’ 내 카메라로 촬영하면 라면이 익는 시간 동안 짧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게임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알려진 AR 기술은 빙산의 일각이다. 앞으로도 AR기술은 기업을 대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개발 비용 부담이 큰데다가 이 같은 비용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기술은 VR에서 AR로 발전할 것”이라며 “다만 실제 공간에 가상영상을 덧씌우는 AR은 기술 개발에 필요한 비용이 더 크다. 이를테면 아이돌 공연을 콘텐츠로 제작한다 해도 VR은 무대장치를 가상으로 구현하면 되지만 AR은 실제 무대장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원거리 협업이 필요한 일부 기업은 이미 업무현장에서 제한적 정보만 표시되는 종이 매뉴얼을 대신해 다각도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AR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8월 AR 웨어러블 기기 ‘U+리얼글래스’를 선보였다. 출고가는 69만9000원이다. ‘U+리얼글래스’를 안경을 쓰듯 착용한 후 스마트폰을 통해 특정 앱을 구동하면 이용자를 둘러싼 360도 공간에 해당 앱의 화면이 켜진다. 화면 배치와 크기 조정 또한 자유롭다. 누워서도 걸어가면서도 바로 눈앞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여러 앱을 동시에 열어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터치스크린을 개발 중이다. 손가락으로 허공에 뜬 화면을 재배치하고 크기를 조정할 수 있게 된다”며 “디자인 면에서도 개선될 예정이다. 버스나 지하철에 이런 선글라스를 쓰고 나갈 순 없지 않나. 먼 미래에는 안구에 직접 착용하는 AR렌즈도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강소현 기자 kang42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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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동현 기자, 강소현 기자 dh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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