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박지현이 "제가 미쳤나봐요"라고 말한 이유는?

현승섭 2021. 2. 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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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아산/현승섭 객원기자] 박지현의 '미친 슛'이 우리은행을 승리로 이끌었다.


아산 우리은행은 27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4-69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한 우리은행은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2017-2018시즌 이후 3시즌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다.

4쿼터 막판 박혜진-박지현, ‘박자매’의 활약에 역전승을 거둔 우리은행이었다. 특히 박지현은 4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11득점을 몰아넣었다.

박지현은 2000년생 어린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담함을 보였다. 박지현은 2분 38초가 남은 상황에서 장거리 3점슛을 터뜨렸다. 박지현의 3점슛으로 우리은행은 64-65, 단 1점 차까지 재추격했다.

4쿼터 45초, 박지현은 김보미의 5반칙 퇴장으로 어수선해진 삼성생명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가볍게 골밑 득점에 성공한 박지현은 김단비의 파울에 의한 추가 자유투까지 넣으며 팀에게 3점 차 리드(72-69)를 안겼다. 박혜진이 자유투 2개까지 성공시킨 덕분에 우리은행은 가까스로 1차전을 잡을 수 있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40분을 소화한 박지현의 기록은 18득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였다.

경기 종료 후 박지현은 “정말 기분이 좋다. 1차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고비를 잘 넘겨서 다행이다”라며 승리를 만끽했다.

이어서 박지현의 장거리 3점슛이 화제로 떠올랐다. 위성우 감독은 “누가 던졌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지현이였다”라고 말했다. 위 감독 계산 밖의 슛을 넣은 박지현을 두고 박혜진도 “지현이가 던질 줄 몰랐다. 못 넣었으면, 한 소리를 들었을 거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서 던질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배우는 게 있다”라며 ‘장거리슛 장인’으로서 한 마디를 보탰다.

이 말을 들은 박지현은 “시간도 얼마 안 남았고...”라고 운을 뗀 뒤 “저 미쳤나봐요!”라며 취재진을 웃음 바다에 빠뜨렸다.

“왜 던진 건지 모르겠는데, 운이 좋았다. 안 들어가면 큰일 났을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한별 언니 때문이다. 한별 언니는 수비가 붙어도 3점슛을 잘 던진다. 한별 언니에게 3점슛을 내줬을 때 만회하고 싶은 마음에 슛을 던졌던 것 같다.”

4쿼터 막판 역전 슛을 넣었던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박지현은 “지금까지 우리가 혜진 언니만 봤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는 혜진 언니만 믿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동안 혜진 언니에게 기회를 미루는 것 죄송했다. 그리고 그때는 수비가 혜진 언니에게 치중됐다. 그래서 돌파 후에 슛을 던질 수 있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되돌아봄과 동시에 박혜진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4쿼터에 맹활약을 펼친 박지현이지만 부담감은 숨기지 못했다. 박지현은 “고등학교 때는 큰 경기에 자신감이 있었는데, 프로에서는 오히려 부담을 느낀 적이 있었다. 혜진 언니처럼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내가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이 미디어데이 무대를 주름잡은 가운데 박혜진의 발언이 흥미로운 화제로 떠올랐다. 바로 박지현의 “감독님을 언제 밟아요?”라는 질문이었다. 박지현은 민망한 듯 웃으며 “정규리그에서 우승해도 밟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정말 감독님을 밟고 싶다기보다는 우승 후 상황, 기분 느끼고 싶었다. 그냥 재미있을 것 같다. 그래서 혜진 언니에게 물어봤다”라고 말했다.

맹렬하게 코트를 휘젓는 박지현이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 선수는 아직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끝으로 위성우 감독에게 많이 혼나서 야속함을 느끼냐는 질문에 박지현은 “이거 어떻게 대답해야 해요? 언니?”라며 박혜진을 바라보고는 “전 괜찮아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지현의 '미친' 활약 덕분에 우리은행은 86% 확률을 손에 넣었다. 삼일절, 용인에서도 그의 활약이 이어질지 주목해본다.

#사진=한필상 기자 

점프볼 / 현승섭 기자 julianmint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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