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슈끄지 보고서에 "스모킹건 없다" vs "왕세자 제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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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승인자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지목하고도 그를 제재하지 않은 데 대해 엇갈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친사우디 인사들은 미 국가정보국(DNI)의 보고서에 '스모킹건'(명백한 증거)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지만, 인권단체는 암살을 승인한 왕세자를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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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승인자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지목하고도 그를 제재하지 않은 데 대해 엇갈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친사우디 인사들은 미 국가정보국(DNI)의 보고서에 '스모킹건'(명백한 증거)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지만, 인권단체는 암살을 승인한 왕세자를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아라비아재단의 전직 이사장인 알리 시하비는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카슈끄지 암살에 관해) 이전에 거론됐던 것들이 보고서에는 없다. 스모킹건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얇은 보고서는 무함마드 왕세자에 관한(그가 살해를 승인했다는)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우디 정부가 통제하는 미디어 그룹을 이끄는 칼럼니스트 압둘라흐만 알-라셰드도 "(암살 혐의를 받는) 팀이 카슈끄지 암살을 위해 여행했는지 분명하지 않다. 여기엔 스모킹건이 없다"고 동조했다.
사우디 정부 측이 왕세자의 암살 승인 주장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현지 최대 신문과 방송은 아직 카슈끄지 암살 보고서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영 알-아라비아 TV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보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반면 인권단체들은 이번 정보 보고서 공개를 반기면서도 무함마드 왕세자를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슈끄지가 설립한 미국 소재 인권단체 '아랍 세계를 위한 민주주의(DAWN)는 "바이든 행정부의 투명성에 감사한다. 책임자인 사우디 왕세자에 대해 제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DNI는 4쪽 분량의 기밀 해제 보고서를 통해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생포 또는 살해 작전을 승인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DNI는 평가의 근거로 ▲무함마드 왕세자의 사우디 내 의사 결정상의 지위 ▲왕세자 측근의 직접적인 개입 ▲반체제 인사를 침묵하게 하려는 왕세자의 폭력적 방법 지지 등을 꼽았다.
2017년 이후 왕세자가 사우디의 안보 및 정보기관에 절대적 통제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의 승인 없이 사우디 관리들이 이런 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또 보고서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아마도 카슈끄지 암살 임무에 실패했을 경우 측근들이 해고되거나 체포될 것을 두려워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 밖에도 DNI는 암살팀 15명 중에는 왕세자의 측근이 주도하는 사우디 연구·미디어센터(CSMARC) 소속 관리와 왕실 경비를 담당하는 신속대응군(RIF) 소속 경호원 7명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카슈끄지 암살에 연루된 21명의 명단을 게시하고 "이들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관련이 있는 카슈끄지의 죽음에 참여하거나 명령을 받거나 공모했거나 책임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썼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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