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은행원.. 퇴근 후 나는 사장이 된다" [S 스토리]

이우중 2021. 2. 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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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삶' 돌파구 찾기.. 직장인은 부업 중
본업과 병행.. 월 수익 평균 158만원
10명 중 7명 "향후 부업 할 생각 있어"
35% "불안정한 미래 대비" 이유 꼽아
배달 대행 알바, 유연근무 가능해 각광
플랫폼 활용한 오픈 마켓 운영도 많아
'무인 점포' 셀프빨래방도 선호 아이템
30대 이모씨는 지난해 친구와 함께 카페를 차렸다. 부업이다. 본업은 은행원이다. 근무 시간이 탄력적인 친구가 평일에 카페를 운영하고 주말은 이씨가 가게에 집중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찾아온 위기도 빠르게 배달로 전환하면서 극복했다. 이씨는 “갈수록 직장 내에서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고 ‘끝까지 여기에서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부업을 시작했다”며 “없는 시간을 쪼개고, 부업의 경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40세가 된 직장인 안모씨도 유튜브, 특강 등에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부업을 찾고 있다. 안씨는 “부업을 찾는 이유는 일종의 ‘포모 증후군’(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같다”며 “지난해 부동산, 주식 열풍을 지켜보며 꼭 금전적인 투자가 아니더라도 미래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부업 찾는 직장인 꾸준히 늘어

최근 이들처럼 부업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투자 등 넓은 의미의 부업은 물론이고, 발로 뛰는 ‘투잡’도 느는 추세다.

26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마이비스킷’이 직장인 73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는 ‘부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5%는 부업을 계획 중이었으며 나머지 24%는 부업을 하거나 계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부업의 종류로는 주식이 꼽혔다. 응답자 가운데 56%가 주식을 답했고, 마이비스킷의 모든 클래스를 들을 수 있는 멤버십에서도 주식 관련 클래스가 다른 클래스보다 4.4배 더 재생됐다. SNS 채널 운영(15%), 기타(10%), 구매대행(8%), 글쓰기·출판(4%), 배달 대행(4%), 공예·공방(2%), 이모티콘 제작(1%) 등이 뒤를 이었다.

부업으로 인한 월 수익은 최대 5000만원부터 최소 4000원까지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평균적으로는 158만원으로 본업의 월급보다는 많지 않았다. 동료에게 부업을 추천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76%가 ‘그렇다’고 답했다.

주식 투자 등 넓은 의미의 부업을 제외하고도 본업과 병행할 부업을 찾는 직장인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명함관리 앱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가 이용자 126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부업·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직장인 66%가 ‘아직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23%는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는 직장인은 11%에 불과했다.
부업을 시작한 이유로는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함’이 35%로 가장 많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한 커리어 성장(31%)’, ‘생활비 마련(21%)’ 등이 뒤를 이었다.

◆배달대행부터 무인점포까지… 업종 다양

직장인들이 부업으로 시도할 수 있는 업종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먼저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는 본인의 스케줄, 시간에 맞춰 유연하게 근무가 가능해 부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시장이 커지자 주말이나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배달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것이다.

배달 아르바이트는 본인 소유의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활용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도보배달’도 등장했다. 배달비는 건당 3000~4000원으로, 본인이 일하는 만큼 수익을 보장받는다. 거리나 날씨에 따라 추가 수당이 붙기도 한다.
서울 한 배달업체 사무실 앞에 오토바이가 줄지어 있다. 이재문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의 플랫폼을 활용한 오픈 마켓 운영도 직장인이 많이 뛰어든 부업 중 하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간편한 입점 절차만 거치면 쉽고 편리하게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 상품 등록 후 바로 판매가 가능할 정도로 쉽게 메뉴 설계가 돼 있으며, 비슷한 성향과 관심사를 가진 고객들이 네이버 검색을 통해 유입된다. 본업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 2013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열어 의류를 판매하다가 최근 5개월간 월 평균 거래액이 3200만원에 달한 사례가 있는 등 안정적으로 부업을 키우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인 점포도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직장인 부업 아이템이다. 최근 대표적인 무인 점포 분야로 셀프빨래방이 떠오르고 있다.

셀프빨래방은 키오스크를 통한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인건비 문제와 매장 관리에 많은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빨래방을 찾는 고객이 점점 늘어가고 있고,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철과 여름 장마철에는 또 다른 호황을 누리기도 하는 업종이다. 최근 강력한 한파로 인해 세탁기 동파사고가 이어지자 셀프빨래방이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셀프빨래방 브랜드 AMPM 워시큐에 따르면 빨래방 창업은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직장인들이 주로 찾고, 전문적인 기술이 없어도 창업이 가능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워시큐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200만~300만원의 수입이 발생하며 입지가 좋은 곳에 들어설 경우 최대 1000만원까지 수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탁장비 작동 및 제어, 매출 등은 모바일을 통해 원격으로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고 퇴근 후 청소나 부족한 물품을 보충하는 것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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