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발작 트라우마..美 채권금리 '시험대' 선 신흥국 증시
지난해 3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선포 후 이어진 이머징 증시 랠리가 미국 금리 상승으로 처음 심각한 시험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주 미 국채 금리 상승이 2013년 테이퍼 텐트럼(taper tantrums, 긴축발작)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신흥국 증시 랠리가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긴축발작이란 선진국의 양적 완화 축소(긴축) 정책이 신흥국의 통화 가치와 증시 급락을 불러오는 현상을 말한다.
중국의 상하이·선전 양대 증시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상하이선전300) 지수가 달러 기준으로 이번 달 고점 대비 6% 하락했고, 터키 증시도 지난 15일 고점 대비 8% 떨어졌다.
신흥국 증시는 최근 1년간 랠리를 이어갔다. 전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팬데믹 대응을 위해 통화부양책을 확대했고, 이 과정에서 풍부해진 시중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신흥국 시장으로 흘러들면서다.
그러나 올해 초 부각된 선진국 채권 시장 급락(채권 금리 급등)세가 신흥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FT는 전했다. 기준물이 되는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은 다른 시장 금리를 끌어 올리거나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는 등 자산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FT는 일부 시장 투자자들에게 최근의 움직임이 2013년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2013년은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준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 종료를 처음 시사하면서 전세계 위험자산이 급락한 이른바 '긴축발작'이 일어난 해다.
그럼에도 시장 일각에선 경기개선 전망이 금리상승 위험을 누그러뜨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윌리엄블레이어인베스트먼트의 탐 블라크 파트너는 미국 등의 보호주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등 팬데믹 이전 신흥 시장을 짓누르던 몇몇 요소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해결돼 왔다고 신흥국 시장 낙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단, 팬데믹을 거치며 신훙국 경제가 '다른 경로'를 걸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팬데믹에 얼마나 적절히 대응했느냐가 각국의 경제와 시장 전망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FT가 집계한 외국인직접투자(FDI)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반적으로는 FDI가 감소했지만 아시아 지역은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는 각각 4%, 13% 늘어났다. 반면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는 전 지역 중 가장 크게 줄었다.
내수도 엇갈린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인도는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공공지출을 10년 평균보다 50% 더 늘렸다. 반면 브라질은 재난지원금격인 소비 보조금 지급에 팬데믹 대응책을 집중시켰다. 정치적으로 인기 있지만 성장률 제고에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은 방식이다.
증시 업권별 '위너'가 바뀌는 국면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최근 1년간 부각됐던 기술주 투자가 줄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신흥국 투자자들은 테슬라,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 등 전기차 업체를 비롯한 기술주에 집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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