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계속될 이정후-강백호의 선의의 경쟁

유준상 2021. 2.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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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해외서도 주목하는 두 선수.. 성장세 이어갈까

[유준상 기자]

최동원과 선동열, 양준혁과 이종범 등 같은 시대에 뛰었던 두 선수 중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지에 관한 토론은 시간이 지나도 늘 야구팬들에게 안줏거리가 되곤 한다. 그리고 2021년 현재, 최고의 타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이 펼쳐지고 있다.

야구팬들이 치열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한 이들은 바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로 거듭난 이정후와 강백호다. 타격 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두 선수가 나란히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후가 1년 더 일찍 프로 무대를 밟았다는 것 이외에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둘 다 짧은 시간 동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도 이들의 존재감은 빛났다. 
 
 (왼쪽부터) 이정후-강백호
ⓒ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세 시즌 연속으로 동반 활약...이들은 계속 성장 중  

2017년에 데뷔한 이정후는 이미 프로 데뷔 전부터 많은 야구팬들이 알고 있던 선수였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LG 트윈스)의 아들로, 휘문고에서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으면서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성했다.

이정후는 첫해부터 펄펄 날아다녔다. 2017년 타율 0.324 2홈런 47타점 OPS 0.812를 기록, 압도적인 차이로 신인왕 수상에 성공했다. 특히 고졸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전 경기에 출전하는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2018년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2년차 징크스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2019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이정후는 지난해 장타 개수까지 늘리면서 더 무서운 타자가 됐다. 2020년 타율 0.333 15홈런 101타점 OPS 0.921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2루타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이정후 못지않게 강백호도 고교 시절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강백호는 투-타 겸업이 가능한 선수였다. 2015년 11월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고척 스카이돔 개장 이후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되는가 하면, 마운드에서는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아넣었다.

kt 위즈 입단 이후에는 타자에 집중했고, 타격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강백호는 해를 거듭할수록 OPS를 끌어올리면서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외야수로 나서던 강백호가 1루 수비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게 처음이었는데,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공수 양면 활약을 보인 덕분에 로베르토 라모스(LG 트윈스)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더 뛰어난 타자,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둘 다 좋은 타자다. 다만 두 선수가 가진 장점이 조금 다르다. 우선 이정후는 공을 배트에 맞추는 데 능한 선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이정후의 컨택율은 91.3%로 이용규(현 키움 히어로즈, 9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또한 이정후에게 들어온 스트라이크 중 헛스윙이 차지하는 비율은 5.7%로, 리그에서 5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들 가운데 박민우(NC 다이노스)와 함께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놀랍게도 2018년부터 줄곧 컨택율, 헛스윙 비율 모두 비슷하게 유지해왔다.

강백호는 일찌감치 장타력을 뽐냈다. 2018년 장타율 0.524로, 역대 만 19세 신인 타자 중에서 가장 높은 장타율을 기록했다. 김재현(1994년, 0.495)과 이승엽(1995년, 0.477)을 모두 뛰어넘었다. wRC+(조정 득점 생산력) 부문에서는 2019년 (156, 4위) 그리고 2020년(149.3, 6위)까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삼진 개수를 줄여간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2018년 124개의 삼진을 당했던 강백호는 이듬해 87개의 삼진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20년에는 93개의 삼진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치였다. 볼넷은 2018년 52개, 2019년 61개, 2020년 66개로 조금씩 증가했다. 장타에 집중하면서도 단점을 보완하려고 했던 노력이 돋보인다.
 
 나란히 2019년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이정후와 강백호
ⓒ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미국도 주목하는 타자들...두 선수의 경쟁은 계속된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 다른 색깔을 가진 두 선수의 선의의 경쟁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ESPN 생중계가 실시되는 등 미국에서 KBO리그 경기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만큼 선수 입장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지난해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올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까지 연이어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점도 두 선수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현재의 흐름이라면 두 선수 역시 해외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나이와 잠재력 등 여러 측면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높게 평가했던 김하성의 사례가 또 다시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부상 없이 예년과 같은 활약을 보여주기만 해도 충분하다.

분명한 것은, 아직 두 타자의 잠재력이 모두 폭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보여줄 게 많이 남아있다. 이정후와 강백호가 펼칠 또 한 번의 선의의 경쟁에 벌써부터 많은 야구팬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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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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