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고3, 2년새 13만명↓..신입생 못채우는 대학 '속출'
[편집자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21학년도 전국 대학 추가모집 정원이 162개교 총 2만6129명이라고 밝혔다. 정시모집에서 미달된 인원이 전년도인 9830명보다 3배 가량 늘어났다는 의미다. 16년만에 최대치다.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 정원이 더 많아지는 시기가 온다는 경고는 늘 괴담처럼 교육계를 떠돌았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정원 감축에 대학들은 반발했고 당국은 점차 미온적으로 태도를 바꿨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한 여파는 고스란히 대학 공동체 붕괴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학의 위기는 대학을 중점으로 한 지역사회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 늦기 전에 막아야 한다. 대학이 학령인구 절벽에 대응해 연착륙 할 방법을 고민해본다.
고3이 사라졌다. 지난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3 수험생은 2년 만에 13만명 넘게 감소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대학이다. 신입생으로 뽑으려는 고3 학생이 줄어들자 지방대학 중심으로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고3이 태어난 2002년부터 저출산 사회로 진입해 '학령인구 쇼크'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학은 존립 위기에 빠졌다.
26일 국가통계포털, 교육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고3은 2018년 57만1000명에서 2019년 50만2000명, 2020년 43만8000명으로 급락했다. 최근 들어 가팔라진 고3 감소세는 과거와 비교하면 더욱 확연해진다. 2011년 63만8000명이었던 고3은 2018년까지 연평균 8700명 줄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2년 간 연평균 감소 폭은 6만6500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1998년 터진 외환위기가 출생아 수에 직격탄을 날렸다. 경제가 가라앉으면서 직장을 가진 신혼부부조차 출산을 미루는 현상이 자리 잡아서다. 2000년 1.48명이었던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은 2002년 1.18명으로 내려가면서 한국은 초유의 저출산 사회로 접어들었다.
학령인구 쇼크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과거 신입생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대학은 고3이 급격하게 줄면서 정원을 못 채우고 있다. 전년과 비교한 올해 4년제 대학 정시모집 경쟁률은 서울권, 지방권이 각각 5.6대 1→5.1대 1, 3.9대 1→2.7대 1로 하락했다. 수험생이 정시에서 대학 3곳에 응시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 3대 1 미만은 사실상 미달로 본다.
문제는 앞으로다. 고3 감소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다음 위기는 올해 고1이 대학에 입학할 3년 뒤로 예측된다. 고1인 2005년생은 43만9000명으로 올해 대학 신입생인 2002년생보다 5만8000명 적다. 지난해 27만2000명까지 떨어진 출생아를 고려하면 대학은 정원 미달을 넘어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000년대 들어 빨라진 출생아 감소 속도는 최근 5년 사이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며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집중하고 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늘면서 출산율은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도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전체 고등교육 육성 전망과 계획을 가지고 해야 한다"며 "대학 퇴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대 육성 비율,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사립대학 재정 부족 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종합적인 그림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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