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교관, 고난의 북 탈출..세아이 수레 싣고 국경넘어

이상규 2021. 2. 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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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페이스북 영상 화면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1년째 닫혀진 북한 국경에서 지난 25일 진풍경이 연출됐다.

평양 주재 러시아 외교관 일행이 철길을 따라 수레를 밀면서 국경을 빠져 나오는 것.

러시아 외무부는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러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8명이 두만강 철교를 건너 국경을 통과했다고 알렸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짐을 가득 실은 수레에 아이 셋이 앉아 있다고 이를 어른들이 밀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이들은 평양 주재 대사관 소속 3등 서기관 블라디슬라프 소로킨 가족과 대사관 직원 일행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에 대해 "북한 국경이 1년 넘게 봉쇄되면서 운송 수단이 중단됐다"며 "대사관 직원들은 길고 힘든 귀국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기차로 32시간, 버스로 2시간을 이동해 함경북도 나선시 국경에 도착한 이들은 1km 가량 철길을 수레를 밀며 국경을 넘었다.

긴 여행 끝에 철교를 건너 러시아 연해주 국경 하산역에 가까워졌을 때 이들은 손은 흔들며 기쁨을 표시했다. 여기서부터 블라디보스토크 공항까지는 마중 나온 지역 외무부 직원이 버스로 실어다 줬다.

북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국경 봉쇄가 장기화하며 외국 공관들의 '평양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며 경제난이 극심한 탓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는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밀가루, 설탕 등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사기 어려워졌다"며 "대사관 직원들은 서로 옷과 신발을 교환하며 자녀들에게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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