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운전 재미' 적지만 연비·힘 좋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가 지난달 국내 시장에 10세대 부분변경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어코드는 혼다가 1976년부터 생산한 중형 세단으로, 국내에서 일본차 불매운동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혼다가 기대를 걸고 있는 차량이다. 다양한 편의사양을 적용했음에도 가격 인상은 100여만원에 그쳤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에서 인천까지 왕복 150여㎞를 몰아봤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변지희 기자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이전 모델과 거의 비슷하다. 그릴 내부에 가로로 긴 형태의 크롬 장식을 더했고, 긴 눈매의 헤드램프가 차량을 더 넓고 낮아보이게 했다. 19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해 스포티함을 더했다. 보통 하이브리드차는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인치 타이어를 적용하지 않는 편인데, 혼다가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것은 주행 성능과 함께 연료 효율성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변지희 기자

중형세단인 만큼 차체도 넉넉하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950㎜·1860㎜·1450㎜다. 쏘나타보다는 크고 그랜저보다는 작은 수준이다. 뒷좌석에 앉자 무릎 공간에 주먹 3개는 들어갈 정도로 넓었다.

실내 인테리어는 다소 아쉬웠다. 가죽과 우드 소재를 곳곳에 적용했는데 깔끔하고 중후하지만, 고급스러움이나 세련됨은 떨어졌다. 이번 모델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새롭게 장착됐다. 그러나 HUD를 통해 네비게이션을 보려면 안드로이드 오토를 연결해야만 해서 불편함이 있었다. 중앙에 탑재된 8인치 디스플레이도 최근 추세에 비해 작게 느껴졌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변지희 기자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함이 느껴졌고 무엇보다 가속감이 뛰어났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반응이 오고, 속도를 끌어올릴 때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없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 토크 32.1kg·m의 성능을 내는 2모터 시스템과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 토크 17.8kg·m의 성능을 내는 2.0L 엔진이 탑재됐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215마력이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변지희 기자

정숙하고 조용하게 가속하는 편이어서 폭발적이라든지 재미있다는 느낌은 적다. 그러나 고속에서도, 저속에서도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이기 때문에 매우 편안하다. 과속 방지턱도 꾹 누르듯이 넘어가 '텅'하고 튀는 느낌이 없었다. 스티어링휠은 묵직하고 무거운 편인데 불편하다기보다는 안정감을 줬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변지희 기자

혼다의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혼다 센싱'이 기본으로 탑재됐는데, 이 또한 만족스러웠다. 옆 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량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멈춰선다.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 저속 추종 장치,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감시스템, 오토 하이빔 등도 대거 적용됐다.

공인 연비는 복합 연비 리터 당 17.5㎞이고, 실제 주행에서는 14.4~15.8㎞로 나왔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단일 트림으로 가격은 457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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