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r 헌법' 이석연 전 법제처장 "가덕도 특별법, 졸속입법..위헌 소지"

양범수 기자 2021. 2.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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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별법이라고 모든 내용을 담기만 하면 특별법 우선 원칙에 의해 합리화되고 정당화되는 게 아니다"면서 "위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법은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법이기에 내용에 있어서 정당성과 국민적 합리성을 어떻게 취득할 것인지는 별개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처장은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 '노후도시의 스마트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등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발의된 데 대해서는 "국회의원들이 재선이나 지역 현안을 위해 원칙이나 일관성 없이 입법을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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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의 우열은 특별법 우선이 원칙, 절차상 하자는 없어"
"표결 통한 다수 의견이라고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것 아냐"
"예타 면제 법안 위헌소지 있다 해도 국민이 박수치는 마당"

2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최소 7조원에서 최대 28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덕도 신공항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의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표결이 열렸다.

재석 229명 가운데 여당 의원과 부산지역 야당 의원 181명이 찬성한 법안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섰다. 반대와 기권 표결을 한 의원은 불과 48명에 불과했다.

이 법안은 정부 사업이 500억원 이상 소요되는 국가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하는 의무를 면제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예비 타당성 조사를 의무화한 국가재정법을 무력화시키는 법안이다. 민주당은 일반법인 국가재정법의 구속력을 회피하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특별법 형태로 입법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지호 기자

'미스터 헌법' '헌법 지킴이'로 유명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에게 27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가재정법을 무력화시킨 것에 대한 소회를 묻자, "이 법은 졸속입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가덕도 특별법은 위헌 소지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처장은 국내 최고의 헌법 전문가다. 사법고시 합격 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냈다. 그의 서울대 박사학회 논문 주제도 헌법(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연구) 이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핵심정책인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해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전 처장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형식적 하자는 없을지 몰라도 내용적으로 헌법적 가치에 어긋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의 우열은 특별법 우선이 원칙이기 때문에 법에 절차상 하자는 없지만 그 내용이 헌법적 차원에서의 재정 운영 등의 원칙에 합치되냐 어긋나냐는 별개로 판단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어업지도선을 타고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특별법이라고 모든 내용을 담기만 하면 특별법 우선 원칙에 의해 합리화되고 정당화되는 게 아니다"면서 "위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법은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법이기에 내용에 있어서 정당성과 국민적 합리성을 어떻게 취득할 것인지는 별개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처장은 "경남이나 부산지역 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표 때문에 지역주민 눈치 보느라고 밀어붙인 게 아니냐"며 "표결을 통해 나온 다수 의견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부산의원 15명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도 당 소속 의원 138명의 동의를 얻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 전 처장은 문재인 정부가 2019년 23조2000억원 규모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예타를 면제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자의적·정략적으로 예타 면제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어긋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습관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자꾸 이런 것들이 반복되면 예타 제도 자체가 무의미하게 되고, 어떻게 보면 정부가 재정에 대한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처장은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 '노후도시의 스마트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등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발의된 데 대해서는 "국회의원들이 재선이나 지역 현안을 위해 원칙이나 일관성 없이 입법을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률 간에도 체계 정당성의 원칙이라는 게 있는데 (해당 법률들이) 이런 부분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 주장한다고 해도 국민이 그런 법안에 박수쳐주고 하는 마당"이라며 "이런 것들에 대해 국민이 표로 심판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냉철하게 혜택은 혜택대로 받되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전북대 법대를 나와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졸업한 이 전 처장은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법제처에서 근무했다. 1985년에는 사법시험에 합격,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등을 지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냈다. 현재는 법무법인 서울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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