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리스, 이 여자가 사는 법
이정권 2021. 2. 27. 00:22
라이 커티스 지음
이수영 옮김
시공사
길을 잃은 두 여인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만나지는 못하지만 행적이 물리고 물린다.
70대 할머니 클로리스. 남편과 경비행기 여행 중 깊은 산중에 추락, 4명 가운데 홀로 살아남는다. 동굴 속 박쥐도 먹거리다. 졸지에 ‘나는 자연인’ 할머니가 되어 생존의 ‘길’을 헤쳐나간다.
30대 돌싱녀 루이스. 삶의 ‘길’을 잃은 국립산림경비대원이다. 클로리스를 구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근무 중 몰래 술을 벌컥이는가 하면 “빌어먹을”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소설은 흔해빠진 조난 극복, 해피엔딩이 아니다. 동성애자·변태 등이 수시로 등장한다. 클로리스는 다른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품위 있는 방식을 추구한다. 루이스는 빌어먹을 ‘사랑의 위선’을 향해 고함을 지른다. 루이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세상을 좀 살아 본 할머니 클로리스가 전하는 인생 교훈의 울림이 크다.
미국 작가 라이 커티스의 첫 소설이라고 한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제니퍼 이건 같은 이가 극찬했다. 읽어 보니 이유를 알겠다.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SUNDAY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