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사진의 낯설은 이야기, 사진기자는 왜 목숨을 끊었나

김홍준 2021. 2. 2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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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 김경훈 지음, 시공아트

사진은 말이 없다. 하지만 사진은 말하고 싶다. 무슨 말인가. 김경훈 로이터 통신 사진기자는 낯익은 사진들의 낯선 이야기를 꺼낸다.

2018년 11월 25일(현지시간) 김경훈 로이터 사진기자가 촬영한 '최루탄 피해 달아나는 난민 모녀'. 이 사진을 찍은 김 기자를 포함해 중남미 캐러밴 사태를 취재한 로이터 사진팀이 2019 퓰리처상 '브레이킹 뉴스' 부문을 수상했다. 김 기자의 퓰리처상 수상은 한국 기자로서는 처음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기, 사진 하나. 미국-멕시코 국경, 최루탄 세례. 다급하게 뛰는 엄마. 그의 양손엔 두 아이, 기저귀에 맨발. 찰나. 저자인 김경훈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한 장면이다. 그들은 왜 그렇게 뛰어야 했을까. 사진은 말이 없어 누군가 말을 만든다. 조작된 것이라고. 그러나 사진은 진실을 말하고 싶다. 저자는 이렇게 찰나의 기록이자 영원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1994년 케빈 카터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수단 아이를 기다리는 게임.' [AP=연합뉴스]
배고픔에 몸을 접어 웅크린 아프리카 수단의 아이. 뒤의 독수리는 뭘 노리고 있었을까. 그 사진을 찍은 기자는 왜 목숨을 끊었을까. 구한말 의병을 수차례 만난 ‘영국 사람’ 사진 기자는 왜 단 한장의 사진만 남겼을까. 공산권 두 남성 지도자는 왜 진한 키스를 나눴을까. 이유와 배경과 정황 그리고 후속 취재까지, 사진 한장 한장을 가로지르는 큰 획은 ‘진실’이다.

스마트폰으로 모두 사진가가 된 시대, 진실한 사진은 뭘까. 이 책은 말한다. "말로 전달할 수 있다면 카메라를 메고 다닐 필요가 없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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