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자발적 매춘이라더니.. 램지어 교수 "입증문건 못 찾아" 실토

황지윤 기자 입력 2021. 2. 26. 23:11 수정 2021. 2. 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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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석지영 교수 뉴요커에 장문 기고문 게재
램지어 교수와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도 공개
미국 잡지 '뉴요커'에 게재된 하버드대 로스쿨 석지영 교수의 기고문. /인터넷 캡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계약에 의한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한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존 마크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한 장문의 비판이 미국 잡지 ‘뉴요커’에 실렸다.

26일(현지 시각) 뉴요커는 하버드대 로스쿨 석지영 교수가 쓴 기고문을 온라인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게재했다. ‘위안부 이야기의 진실을 찾아서(Seeking the True Story of the Comfort Women)’라는 제목이다.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자신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논문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계약서가 없다” “일부는 실수다”라고 인정했다고 썼다.

앞서 국제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는 3월호에 램지어 교수가 쓴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라는 논문을 게재하기 전 초록을 온라인에 올렸다. 여기엔 ‘일본 정부가 조선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한 게 아니라, 매춘 모집업자와 예비 매춘부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유로운 계약을 맺고 일본 고객을 상대로 장사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논문을 검토한 하버드대 역사학과 앤드류 고든 교수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카터 에커트 교수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램지어 교수의 인용문을 살펴본 결과 그가 위안부 피해자 혹은 가족이 모집책이나 위안소와 체결한 실제 계약을 찾아보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이어 램지어 교수가 ‘계약서’라며 인용한 문건은 중국 상하이 위안소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일본인 여성용 표본 계약서였다고 했다. 이를 한국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석 교수는 뉴요커 기고문에 “램지어 교수와 논문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그는 ‘한국인 위안부와 관련된 계약서가 없다’고 시인했다”고 썼다. 오히려 램지어 교수가 “그런 계약서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연 중인 존 마크 램지어 교수. /조선 DB

또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든 사례가 거꾸로 쓰였다고 했다. 램지어 교수는 열살짜리 일본 소녀가 자발적으로 매춘하러 갔다고 주장했지만, 동료 학자들이 램지어 교수가 열살 소녀의 증언을 반대로 해석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램지어 교수는 “혼란스럽고 당황스럽다(puzzled and troubled).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실수를 한 것은 맞는다”고 석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현재 석 교수의 기고문은 뉴요커 웹페이지에서 무료로 구독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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