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학계·시민단체, 램지어 논문 대응 나서..역사 왜곡 "신물나게 들었다"
[앵커]
'위안부는 자발적인 매춘부'였다고 주장하는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에 대해 일본 학계와 시민 단체가 본격적인 검증과 비판에 나섰습니다.
일본 내 역사 관련 학회들이 모여 논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공개 세미나를 열고 전 세계에 이 내용을 알려 나가기로 했습니다.
도쿄에서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 근현대사를 연구해 온 일본 도시샤대 이타가키 류타 교수.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1990년대 이후 이어진 일본 우익세력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명백히 피해자가 존재하는 인권 침해의 문제에는 눈을 감은 채 대등한 계약 관계로 전제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겁니다.
관점은 둘째 치고 학술 논문 자체로도 문제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타가키 류타 / 일본 도시샤대 교수 : 자료를 잘못 읽었거나 자료의 근거를 찾아봐도 그런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 등 여러 가지로 무리해서 이런 주장을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학술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얘기입니다.]
일본 역사학연구회와 일본사연구회 등 4개 학술단체는 다음 달 14일 공개 세미나에서 논문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국제적인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해 일본 학계가 공동으로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타가키 류타 / 일본 도시샤대 교수 : 일단 학술 논문으로 나온 것이므로 학술적으로 확실히 비판하는 작업을 하고, 그리고 모두가 알 수 있는 방식으로 제시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하는 시민단체는 램지어 교수의 역사 왜곡 논문을 일본 우익들이 대대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오카모토 유카 / 일본군 위안부 시민단체 '파이트 포 저스티스' 운영위원 : 산케이신문에서 (램지어 논문을 알리는) 기사를 계속 보도하면서 인터넷에도 그걸 인용해 '역시 그랬다'거나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었다'는 정보가 넘치고 있습니다.]
이어 전쟁 책임을 지우려는 역사 수정주의자들이 일본 집권 세력의 주류가 된 것은 결국 교육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카모토 유카 / 일본군 위안부 시민단체 '파이트 포 저스티스' 운영위원 : 일본 매스컴에서 이런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 배경에 있는 것은 역사 교육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 이게 대단히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최 측은 이 논문을 비판하는 첫 세미나에 벌써부터 일반 시민들의 참가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미나에 앞서 램지어 교수 논문에 항의하는 성명을 일본어뿐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로도 발표해 전 세계에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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