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테슬라 -23%, 애플 -15%..서학개미는 웁니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은 증시에 전반적인 악재로 작용하지만 테크주에 특히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우선, 코로나 이후 테크 기업 주가가 특히 많이 올랐다는 부담이 있다. 또 오래된 기업과 비교하면 부채가 많은 신생 테크 기업에 금리 상승이 더 큰 악영향을 준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의 원인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 우려 또한 테크 기업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이들은 ‘지금의 실제 실적’보다는 ‘미래에 불어날 실적’을 기대하고 주식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은 미래 돈의 가치를 깎아먹을 변수여서 이들 기업에 대한 주가 상승 기대감을 낮추게 한다.
문제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주식 중 상당수가 테크주라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학 개미’(한국 해외 투자자)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주식은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다. 94억달러어치를 보유 중이다. 테슬라 주식은 코로나 이후 약 8배 가까운 수준으로 급등했으나 25일에는 주가가 8% 하락하는 등 빠르게 미끄러지고 있다. 지난 한 달을 보면 주가가 23% 하락했다. 그동안 ‘거품’ 우려가 나올 정도로 많이 오른 주가에 대한 부담과 함께 그동안 테슬라가 15억달러어치를 샀다고 밝힌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학 개미 보유량 2~4위인 애플·아마존·엔비디아 등도 모두 하락했다. 애플 주가는 15%, 아마존·엔비디아는 각각 7%, 3%가 한 달 사이 내려갔다.
서학 개미는 ETF(상장지수펀드) 또한 테크주가 많이 담긴 것 위주로 샀다. 테크주가 많은 나스닥 상장주를 담은 ‘인베스코 QQQ’, 신기술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산 해외 ETF 1~2위에 올라 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증시 충격이 발생한 25일 이 두 ETF는 각각 4%, 9%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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