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역사적 결정" 속도전 예고..국민의힘 부산·TK 의원 찬반 갈려 '분열'
[경향신문]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은 26일 가뿐히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논쟁거리와 갈등을 그대로 남겼다.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에 논란이 일지만 심도 있는 토론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거의 전원 찬성했다. 국민의힘에선 부산·경남(PK) 의원들은 모두 찬성했지만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가 나왔다. 정의당은 전체가 반대표를 던졌다. 주무부처의 우려와 TK·PK의 갈등 양상 등 앙금이 표결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법안 통과 직후 민주당은 다음주 당내 태스크포스(TF) ‘가덕신공항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하는 등 속도전을 준비했다. 국민의힘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은 재석 의원 229명 중 찬성 181명·반대 33명·기권 15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 대부분과 국민의힘에선 PK 중심으로 다수가 찬성해 통과시킨 셈이다. 반대 33명 중에는 국민의힘 소속이 23명이었고, 이 중 TK 의원이 16명이었다. 나머지는 비례대표 의원이 5명이었고, TK가 아닌 지역에선 유의동(경기 평택을)·윤희숙(서울 서초) 의원이었다. 국민의당도 반대 1표, 기권 2표를 던졌다.
정의당은 소속 의원 6명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정의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좌석 앞에 “가덕도 말고, 코로나19 손실보상!”이라고 쓰인 팻말을 내걸어 특별법 추진에 항의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는 양이원영·윤미향 의원만 기권표였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홍걸 무소속 의원도 기권했다. 4월 선거를 앞둔 법안 처리에 대한 문제의식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반대 의견 표시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본회의 통과 전 토론에서 국민의힘에선 찬반이 동시에 나왔다. 대구 지역구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공항 입지로는 꼴찌인 가덕도가 특별법을 통해 새 입지로 지정되는 상황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나 부산 지역구인 같은 당 박수영 의원은 “가덕도신공항이 국토균형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배가 산으로 가는 게 아니라 산이 바다로 가는 사업”이라며 “그런데도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문재인 정부의 4대강사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입지 확정을 목표로, 신공항 건설에 집중하자는 법안심사 원칙을 지켰다”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되자 민주당은 “매우 의미 있는 역사적 결정”이라며 환영하면서 속도전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다음주 가덕신공항특별위를 꾸리고 후속 조치에 곧바로 착수한다. 국민의힘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특별법안 표결 시 본회의장을 떠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박순봉·박광연 기자 gabg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환경영향평가·사업비 산정…이륙까지 난관 적잖은 ‘가덕도’
-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발의 석 달 만에 국회 통과
- 일본 목욕탕서 700장 이상 불법도촬한 외교관···조사 없이 ‘무사귀국’
- 서울 다세대주택서 20대 남성과 실종 신고된 10대 여성 숨진 채 발견돼
- ‘47kg’ 박나래, 40년 만에 ‘이것’ 착용 “내가 나 같지 않아” (나혼산)
- 尹, 9일 기자회견 유력…대통령실 “할 수 있는 답 다하겠다는 생각”
- 인감증명서 도입 110년 만에…9월30일부터 일부 온라인 발급 가능해져
- “하이브·민희진 분쟁은 멀티레이블 성장통” “K팝의 문제들 공론화”
- ‘유시민 누나’ 유시춘 EBS 이사장 사무실 압수수색
- 김신영 날린 ‘전국노래자랑’ 한달 성적은…남희석의 마이크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