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밥 먹고 힘내세요

한겨레 2021. 2. 2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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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부터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있다.

쫓겨난 노동자들은 트윈타워 로비의 얼음장 같은 대리석 바닥에서 침낭으로 한뎃잠을 자며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다.

쌍용차·톨게이트 노동자를 비롯해 부당해고로 내몰린 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따뜻한 밥 먹고 힘내라'고 북돋워온 사람들이다.

해고 노동자들이 든든함을 느끼도록 40명 정도가 두끼 먹을 식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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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다큐][토요판] 한 장의 다큐

새해 첫날부터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있다.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고용승계 없이 80명 전원이 해고통보를 받았다. 서울 여의도동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다. 트윈타워 건물관리업체에서 청소업무를 재하청받은 용역업체는 구광모 엘지 회장의 고모들이 100% 지분을 가진 가족회사다. 쫓겨난 노동자들은 트윈타워 로비의 얼음장 같은 대리석 바닥에서 침낭으로 한뎃잠을 자며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다. 힘겨운 싸움이 두달쯤 계속되면서 이제 농성을 이어가는 노동자는 30명 남짓 남았다. 이들에게 밥 한끼 대접하려고 ‘우리밥연대’ 활동가들이 모였다. 쌍용차·톨게이트 노동자를 비롯해 부당해고로 내몰린 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따뜻한 밥 먹고 힘내라’고 북돋워온 사람들이다. 지난 25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쉼터 ‘꿀잠’에 활동명 ‘짝은곰’, ‘타잔’, ‘막둥이’, ‘큰곰’(왼쪽부터)이 모였다. 시래기를 다듬는 짝은곰은 전남 곡성에서, 프라이팬에 멸치를 덖는 큰곰은 경남 통영에서 올라왔다. 타잔은 감자를 깎느라 분주하고, 덩치 큰 막둥이는 죽으로 끓일 호박을 짜개고 다듬느라 얼굴에 땀이 흥건하다. 밤늦도록 반찬과 국거리를 장만하고 새벽에 다시 일어나 밥만 지으면 된단다. 해고 노동자들이 든든함을 느끼도록 40명 정도가 두끼 먹을 식사를 준비 중이다. ‘힘들지 않으냐’고 묻자, 대번에 사진에서처럼 즐겁고 신나는 표정으로 답한다.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도 이들이 정성 들여 마련한 따스한 밥 한그릇 먹고 힘내시길.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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