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수돗물서 또 유충 발견..송수관 파열로 이물질 유입 추정

[경향신문]
지난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지역에서 또다시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돼 제주도가 조사에 착수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 25일 오전 9시 20분쯤 서귀포시 보목동에 있는 한 주택 욕실 샤워기 필터에서 유충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원인 파악을 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주택은 지난해 10월에도 유충이 나온 곳이다.

제주도는 유충 발생이 신고된 지역을 중심으로 강정정수장과 가압장, 배수지 등 급수계통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제주도는 현재까지 강정정수장 내 여과지, 소화전 등 7곳의 시설에서 유충 의심 물질을 더 발견했다고 말했다.

상하수도본부는 유충이 여과시설을 통과 후 수도관을 타고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강정 수돗물 유충 사고 발생 당시 재발방지를 위해 설치한 용흥가압장 정밀 여과장치가 있는 송수관이 이달 초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로 공사 때 파열됐는데, 그 과정에서 이물질이 다량 들어가며 작동이 멈춘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긴급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흥가압장 정밀여과시설 수리는 28일쯤 이뤄진다.

제주도는 당분간 강정 정수장 수돗물 생산량을 기존 2만t에서 1만t으로 줄이고 부족량은 어승생과 남원, 회수정수장에서 대체 공급하기로 했다. 발견 유충은 25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안우진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수돗물 유충 사태가 다시 발생해 죄송스럽다”며 “하루빨리 수돗물 수질을 정상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귀포시 강정정수장 계통으로 수돗물을 공급받는 서귀포시 동 지역에서는 수돗물을 당분간 직접 음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 서귀포시 강정 정수장 계통 수돗물에서는 시설 노화와 태풍 등으로 인해 주변 빗물이 유입되면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