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한 '마지막 퍼즐' 끼운 한화..김승연 복귀로 어떻게 바뀌나

문창석 기자 2021. 2. 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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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한화솔루션·한화건설 미등기 임원..7년 만에 경영 복귀
후방에서 미래 사업 추진 지휘할 듯..경영 승계 작업도 속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 만에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 내 미래 신사업 추진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특히 그룹 전반의 사업을 지원하며 세 아들에 대한 경험 전수에 힘쓰는 등 한화그룹의 미래를 다지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다음달 중으로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 기업에 미등기 임원으로 적을 두고 한화그룹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유죄 판결을 받고 7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공식적으로 복귀했다.

지난 2018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이 에드윈 퓰너(Edwin J. Feulner Jr.) 미 헤리티지재단 회장을 만나 한미간 경제교류 및 한반도 상황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News1

◇글로벌 네트워크 바탕으로 우주항공·친환경 등 미래 성장동력에 드라이브

이번 김 회장의 복귀로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도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모빌리티와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서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우주항공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13일 인공위성 전문업체인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사들이기로 하는 등 우주 분야 투자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한화의 미등기 임원을 맡아 항공·우주 및 방위사업 부문의 미래기술 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등기 임원을 맡은 또다른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에선 그룹 내 또다른 축인 태양광·그린수소 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역량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김 회장은 자신의 폭넓은 미국 정·관계 인맥을 활용해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그는 지난 2001년 설립된 한미교류협회의 회장을 맡았으며 미국 헤리티지재단과도 인연이 있다. 또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식 당시 초대를 받기도 했다.

이런 김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최근 친환경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태양광·수소 등 한화가 주력하는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경영 복귀를 알리며 미등기 임원을 맡는 한화솔루션에서의 역할에 대해 "그린수소 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미국 등에서 글로벌 그린에너지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화건설에서 맡을 역할에 대해서도 "글로벌 건설업체와의 협력 및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그의 해외 네트워크 능력을 염두에 둔 입장을 내놨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계열사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기 보다는 그룹 전반에 걸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지원 등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삼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왼쪽부터) © News1

◇전면 나서는 대신 후방에서 지원…세 아들 경영승계도 속도

다만 관심을 모았던 등기임원은 맡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김 회장은 이사회 일원이 아니라서 공식적인 활동에 제약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인 만큼, 김 회장이 그룹 총수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년 동안 등기이사를 맡지 않고서도 실질적으로 경영 활동을 했던 만큼, 전면에 나서기보단 후방에서 그룹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보다 등기이사의 법적 책임이 커진 점도 공식적인 직함을 맡지 않은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회사별 사업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점을 고려해 등기임원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세 아들이 이미 경영 활동 전면에 나선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남인 김동관 대표이사는 한화솔루션, 차남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 삼남 김동선 상무보는 한화에너지에서 각각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서서히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회장은 부친인 김종희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29세에 한화그룹 총수에 오른 바 있다. 결과적으로는 40여년이 지난 현재 재계 7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성공을 거뒀지만, 자신이 이른 나이에 갑자기 겪었던 시행착오를 아들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후방에서 직접 경험을 전수하고 싶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회장이 내년에 70세에 접어드는 만큼 세 아들에 대한 경영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솔루션을 맡고 있는 김동관 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기도 했다. 이는 그룹 내 주축인 에너지에 이어 김 사장의 항공 분야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예고하는 것으로, 앞으로 그룹 내 후계구도도 점차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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