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헬스장 집단감염에 뿔난 전주시민들 "방역수칙 좀 지켜라"

임충식 기자,이지선 기자 2021. 2. 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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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7명, 헬스장 29명 집단 감염..마스크 미착용 등 확인
"이기적 행동에 분노, 거리두기 단계 높여야" 분통
전북 전주시 TB휘트니스 효자점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26일 휘트니스장 엘리베이터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이지선 기자 = “조심하라고 매일 재난문자가 쏟아지는데, 어떻게 자기생각만 하는 사람이 많은 지 모르겠습니다. 방역수칙이라도 잘 지키던지....”

최근 연이어 터지고 있는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전주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용객 중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어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분노로 바뀌고 있다.

26일 전북 전주시에 따르면 효자동 TB휘트니스센터에서 이날 오전까지 총 2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날 스피닝 강사(전북 1149번)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당일에만 14명이 감염됐으며, 이날도 15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단일 영업장에서 30명 가까이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전주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당국은 피트니스센터 내에서 진행된 ‘스피닝’ 운동을 집단감염 사유로 추정하고 있다. ‘스피닝’은 음악에 맞춰 율동과 구호를 외치며 고정식 자전거의 페달을 빠르게 돌리는 운동이다.

확진자 29명 가운데 23명은 센터회원이고, 6명은 외부 접촉자로 분류됐다. 특히 전북도의회 공무원과 김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간호사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은 코호트 격리가 결정됐다. 병원 종사자 3명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택 격리 조치됐다. 환자 85명에 대해서는 새로운 의료진 11명(간호사 5명, 돌봄 6명)이 투입됐다.

전북도의회의 경우 현재 접촉자 19명은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13명은 자가격리, 6명은 능동 감시에 들어갔다. 또 3월2일로 예정된 제379회 임시회 일정도 2주 연기됐다. 아울러 전북도청 또한 접촉이 있던 직원들을 공가 처리하고 자택에 머물도록 안내했다.

문제는 앞으로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801명에 대한 검사결과가 아직 다 나오지 않은 만큼,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회원 대부분이 20~30대로, 이동 동선이 많다는 것도 악재다.

김신선 전주시 보건소장은 “아직 결과가 다 나오지 않았고, 확진자들의 이동 동선 및 추가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는 만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집단감염으로 확산된 이유 중 하나로 방역수칙 미 준수로 보고 있다.

실제 보건당국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이 휘트니스센터에서 스피닝 수업을 받은 회원 일부가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하더라도 운동 중에 벗겨져 다시 고쳐 쓰거나 턱스크 상태에서 운동하는 정황도 다수 확인됐다.

최명규 전주부시장은 “헬스클럽 이용자 상당수가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에 해당 업소에 과태료 부과 및 구상권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전주 서신동의 한 PC방에서도 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확진자 대부분 20대였으며, 이들은 모두 지난 14~19일 사이에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자가 618명에 달하고 250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간 만큼, 대규모 집단감염이 우려됐지만 다행히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이 기간 PC방을 방문한 이용객 가운데 약 200여명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 해당 업소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검토 중이다.

전북 전주시 TB휘트니스 효자점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26일 휘트니스장 출입문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PC방에 이어 헬스장까지, 연이어 집단감염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주시민 이모씨(58·여)는 “조심하라고 매일매일 재난문자가 쏟아지는데도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으로 자기들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가족들하고 외식도 한 번 안하고 참고 살고 있는데 먹고사는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 꼭 스피닝까지 해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천동에 거주하는 임모씨(36)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방역수칙을 한명만 어기더라도 감염 확산은 심각할 수 있다”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더욱더 확실한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모씨(32)는 “그렇게 헬스장 열어달라고 집회 열고 떼쓰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며 “적어도 영업이라도 하게 해줬으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전주시만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모씨(32)는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지면서 경계심도 다소 느슨해진 것 같다. 백신접종이 시작된 상황과 맞물려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커질 것 같다”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전주시만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 말 잘 듣고 참는 사람만 바보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분개했다.

한편, 전주시는 특별점검반을 편성해 PC방과 실내체육시설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또 점검 결과 방역수칙 위반업소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조치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하고, 방역수칙 위반으로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을 경우에는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전북도는 이번 헬스장 집단감염이 확산될 경우, 전주시와 협의를 통해 사회적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94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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