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내 주민동의 사실상 불가..공공개발 첫발떼기도 버거워"
3분의2 동의없으면 사업 취소
도심 노후주택 기준도 걸림돌
대책후 수도권 상승세 확대에도
변창흠 "시장과열 관망세 돌아"
정부가 2·4 주택 공급 대책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서 민간 주택 공급 기관들이 보완책을 쏟아냈다. 주민 동의율 확보 기간을 현실화하고 노후 주택 기준 완화 등이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이번 2·4 대책이 '공공 주도'에 무게 추가 크게 쏠린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출됐다는 전언이다.
26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주택 공급 관련 민간 핵심 기관이 참여하는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부동산원과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한국도시정비협회 등이 참여했다.
민간 주택 공급 주체들은 도심지 내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주민 동의율 확보 기간이 유연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2·4 대책을 발표하면서 역세권, 준공업지, 저층 주거지 등을 개발하기 위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 사업 도입을 천명했는데, 토지 등 소유자 10%가 동의하면 예정지구 지정이 가능하지만 1년 안에 3분의 2 이상에게 동의를 얻지 못하면 사업이 자동 취소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은 "현장에서 주민 동의를 받는 작업을 하다 보면 상속으로 지분이 십여 명에게 나뉘어 있거나 해외에 체류해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제한물권이 설정돼 은행 등 금융기관이 의사 결정을 할 상황도 있다"며 "1년 기간을 두되 적절한 사유가 있으면 유예 기간을 주는 제도 등이 마련돼야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민간 주체들은 주택 노후도 기준 완화도 필요하다고 봤다. 2015년 이전까지 정비사업지 지정을 위한 노후도 기준은 준공 30년 이상 노후 건물이 전체 건물 3분의 2 이상이면 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노후 건물이 연면적의 60% 이상이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대며 강화했다.
김 회장은 "30년 이상 된 건물이 연면적의 60%가 넘어야 한다는 노후도 기준은 서울 정비사업지들에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며 "상가에 근린생활시설로 지어놓은 주택들도 빈 곳이 많은데, 낡아서 못쓰는 물리적 노후도뿐만 아니라 주택 이용자들이 찾지 않아 못쓰는 사회적 노후도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민간협회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시 기존 계약을 승계하고 매몰 비용을 보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주민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주민대표기구를 설치하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통합심의 실효성을 높여달라고 건의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이날 "여러 지표를 통해 그간 과열 양상을 보였던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관망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변 장관 발언과 달리 정책 효과가 시장에 단기 반영될지는 의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1% 올라 상승폭이 커졌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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