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천천히"..화이자 백신, 한국 땅 밟는 순간 지켜 보니

이용성 2021. 2. 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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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영화의 '슬로우 모션'을 보는 듯한 느린 속도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대한민국 땅을 천천히 밟았다.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화이자 백신을 싣고 출발한 대한항공(003490) 정기화물기 KE9926 항공편(기종 A333)이 이날 오전 11시 58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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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한 경비 속 화이자 백신 26일 인천공항 도착
국립중앙의료원 등 5개 접종센터 배송
27일부터 접종 시작..의료진이 먼저 맞을 듯

[인천=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천천히, 천천히”

액션영화의 ‘슬로우 모션’을 보는 듯한 느린 속도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대한민국 땅을 천천히 밟았다.

26일 오후 12시쯤 대한항공 항공기 화물칸 안에 화이자 백신의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화이자 백신을 싣고 출발한 대한항공(003490) 정기화물기 KE9926 항공편(기종 A333)이 이날 오전 11시 58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왔다.

오후 12시 2분. 주기장(駐機場)에서 항공기를 기다리며 소소하게 잡담을 나누던 항공기 지상 조업·인천공항 관계자들의 표정이 급변했다. 먼 하늘에서 화이자 백신을 태운 대한항공 항공기가 서서히 시야에 들어오자 관계자들은 입을 굳게 닫았다. 긴장감으로 팽팽한 주기장에는 거센 바람만 몰아쳤다.

항공기 전면 부분의 화물칸이 열리면서 백신이 담겨 있는 흰색 컨테이너 2개가 보이자, 지켜보던 이들 중 일부는 작은 탄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굉음을 내던 A333 항공기 엔진 소리가 잦아들자 백신을 내리기 위한 ‘대작전’이 시작됐다. 백신을 내리기 전 세관이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체크했다. 항공기의 무게중심을 위해 후미 부분에 둔 빈 컨테이너부터 내렸다. 이후 지게차가 백신이 담긴 컨테이너 4개를 천천히 내렸다. 적막에 가까운 고요 속에 바람소리와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만 들렸다.

26일 오후 12시 화이자 백신이 화물 터미널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지게차에 옮겨 실은 백신 컨테이너 4개는 인천공항 보안 요원의 경호를 받으며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천천히 화물 터미널로 이동했다. 하기 업무를 맡은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백신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기에 천천히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도착한 물량은 국제 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와 계약한 1000만명분 중 초도물량 5만8500명분(11만 7000도즈)이다.

수송 차량에 실린 백신은 군·경의 호송 하에 곧바로 중앙예방접종센터인 국립중앙의료원, 권역예방접종센터인 순천향대 천안병원·양산 부산대병원·조선대병원, 지역예방접종센터인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 등 5개 접종센터로 배송됐다.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가는 백신은 싸이카 4대, 순찰차 3대, 군사경찰 차량 3대가 호위했다. 나머지 백신을 태운 수송 트럭의 앞과 뒤는 순찰차 1대와 군사경찰 차량 2대가 지켰다.

이날 호송 업무를 맡은 김운영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3팀장은 “안전하고 완벽하게 이송업무를 하기 위해서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예행 연습을 실시했다”며 “국민적 관심사인 백신이 마지막까지 이상 없이 이송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각 5개 접종센터로 배송된 화이자 백신은 오는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시작된다.

국립중앙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의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101명 등 최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300명이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내달 3일부터는 권역 및 지역 예방접종센터에서도 접종이 시행되며, 8일부터는 82개 자체 접종기관으로 백신을 배송해 기관별 계획에 따라 자체 접종이 진행된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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