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수형인 336명 재심..3월 16일 9시간 릴레이 선고

검찰 구형 및 선고 동시에..'억울한 옥살이' 무죄 유력
"제주 재판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피고인 고령 고려"

제주4·3 당시 일반재판을 받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생존수형인 김두황 할아버지(92)가 2020년 12월7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일반재판 수형인이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2020.12.7/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300명이 넘는 제주 4·3수형인들의 재심 선고가 다음달 16일 한꺼번에 이뤄진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3월16일 4·3 당시 일반·군사재판으로 옥살이를 한 336명의 재심 선고 공판을 한다고 26일 밝혔다.

선고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며 검찰의 구형과 재판부의 선고가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들은 1948~1949년 사이 내란실행과 국방경비법 위반 등 혐의로 적법한 절차없이 군사재판 또는 일반재판에 회부돼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재심 대상자 중에는 형무소에서 숨졌거나 행방불명된 경우도 있고 일부는 생존한 수형인도 있다.

수형인이 숨졌거나 행방불명된 경우에는 유족들이 재판에 참석한다.

4·3 관련 재판을 포함해도 단 하루동안 이처럼 많은 피고인에게 선고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고령이어서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법 관계자는 "10여개 사건으로 나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릴레이 선고를 할 예정"이라며 "제주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선고이며 피고인들의 진술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4·3 재심 재판들은 무죄 또는 무죄나 다름없는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고 재판부가 하루에 모든 선고를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볼때 이번에도 무죄 구형과 무죄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주 4·3 재심 선고는 2019년 1월 생존수형인 18명의 공소기각 판정을 시작으로 2020년 8명,올해 1월에는 행방불명인 10명 등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았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