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놀라움 준 작품"..'미나리', 韓관객 반응만 남았다[종합]

강효진 기자 2021. 2. 26. 14: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미나리 출연진. 출처ㅣ미나리 기자간담회 캡처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미국 전역에서 74개의 상을 휩쓸고 금의환향한 영화 '미나리'가 한국 개봉을 앞둔 가운데, 정이삭 감독과 배우들이 한국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기자간담회가 26일 오전 11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정이삭 감독, 배우 윤여정, 스티븐 연, 한예리가 화상으로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꿈을 찾아 낯선 미국 땅에 정착한 1세대 한국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계 미국인 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있다.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영화 제작사 플랜B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여기에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기획과 제작에 참여해 총괄 프로듀서로 합류하며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또한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오는 4월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각종 상을 휩쓸며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은 미국 영화상 26관왕에 오르며 수상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배우상 후보로 지명될지에도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정이삭 감독은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인사를 드린다. 저희 영화에 많은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드린다. 제 개인적인 영화이기도 한데 한국 관객들 반응이 많이 궁금하고 영화를 만들면서 한국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미나리'에 대해 "제 개인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가 호평 받고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개인적인 이야기나 시대상을 담아서가 아닌, 인간과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극중 가족이 겪는 고충에 대해 사람들도 공감해주는거 같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헤쳐나가는 모습에 많은 관객들이 공감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야기를 함에 있어 특정 나라나 국적은 문제되지 않는다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관객들이 스토리에 공감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특히 우리 배우들이 너무 훌륭했다. 정말 모든 배우들이 이 스토리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임했다. 각자의 배역을 잘 소화했고 얼굴 표정만 봐도 인간애가 묻어나도록 섬세하게 잘 표현해주셨다"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스티븐 연은 "우리가 합심해서 뭔가 위대한 것을 같이 만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작업했고 가족처럼 작업했다. 저는 숙소는 다른 곳이었지만 한예리, 여정 선생님이 머무는 에어비앤비에 자주 가서 음식도 뺏어먹고 세탁도 하면서 지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애플TV '파친코' 촬영에 한창인 윤여정은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우리 영화를 보실 지 궁금하다. 우리는 식구처럼 이 영화를 만들었다 적은 돈으로. 이런 관심은 기대도 안했다. 처음엔 좋았는데 지금은 실망 하실까봐 조금 걱정스럽고 떨린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촬영 당시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것으로 '밥'을 꼽았다. 그는 "저를 도와주기 위해 스태프들이 자진해서 남아서 도와줬다. 그게 다 아이작의 힘이다. 다들 자기가 도와줘야 할 거 같다며 '불쌍해보인다'고 하더라. 고학력자인 프로듀서도 밥순이가 돼서 밥을 해주고, 번역가도 제 스크립트를 번역해주느라 남아있었다. 이렇게 다같이 뭉쳐서 만든 영화다"라며 "그래도 힘든 걸 다 잊을 수 있게 해준 건 집에 가면 맛있는 밥이 있다는 거 였다. 밥에 집중하기 위해 일할 때 열심히 했다"고 덧붙여 폭소를 안겼다.

특히 손자에게 밤을 씹어 주는 장면, 바닥에서 자는 할머니, '원더풀 미나리'는 모두 윤여정의 아이디어 였다고.

윤여정은 "제가 미국에서 살면서 직접 본 장면이다. 친구 어머니가 손자에게 밤을 깨물어 주니 외국인 남편이 너무 놀라더라. 그래서 아이작과 함께 직접 봤던 경험을 나누면서 반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할머니들은 바닥에서 잔다. 내가 할머니라도 귀한 손자, 아픈 아기와 침대에서 같이 자겠다고 하지 않을 거다. 제가 밑에서 자겠다고 해서 금방 다시 세트를 바꿔 그렇게 했다. '원더풀 미나리'는 제가 생활 하면서 곧 '원더풀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며 "그러고 보니 한 게 많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예리는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빨리 적응하고 촬영하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 때는 부담감이라던지 모니카의 마음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 일단 제가 해내야 하는 것에 급했다. 그런 다음에 찍은 후에 뭔가 모니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벌어지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닮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리고 저도 스티븐과 마찬가지로 저희 부모님 세대에 대한 이해들, 제가 연기하며 저희 부모님에 대한 어떤 마음들이 좀 더 많이 생긴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저희 세대에 있는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좀 더 부모님과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을 갖게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으로 지금까지 26관왕에 오른 윤여정은 자신에게 '미나리'가 갖는 의미에 대해 "저에게 굉장한 경악을 금치 못하는, 놀라움을 준 작품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다같이 했다. 저는 일을 빨리 끝내고 시원한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선댄스에서 보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미국 사람들이 좋아해서 조금 놀랐다. 아이작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며 "저는 처음 영화 볼 때 예리가, 스티븐이 뭘 잘못했는지만 보고 그랬다. 그런데 사람들이 울고 그러더라 '왜 우니' 그랬더니 '선생님만 안 울어요'라더라. 그래서 무대 위로 올라갔는데 그때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제 굉장히 나이 많은 노배우다. 젊은 사람들이 이뤄내고 그러는 걸 볼 때 장하다. 젊은 사람들이 나보다 나은 걸 볼 때 갑자기 애국심이 폭발한다. 저는 제가 지금 상을 몇 개 받았다고 하는 것도 너무 놀라운 일이고 이런 걸 상상하고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 경악스러울 뿐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정이삭 감독은 "우리 영화는 식탁 같은 영화다 열려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오셔서 함께 식사하셨으면 좋겠다"고 한국 관객들을 향해 기대를 당부했다.

'미나리'는 오는 3월 3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