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연기상 26관왕? 실감 못해..미나리는 놀라움 준 작품"

영화 '미나리' 화상 기자간담회

[서울=뉴시스]윤여정이 26일 영화 '미나리'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미나리' 기자간담회 화면 캡처) 2021.02.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북미 지역 연기상 26관왕에 오른 소감으로 "실감이 안 난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26일 화상으로 진행된 '미나리' 기자간담회에서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사실 상패는 한 개 받았다. 말로만 전해 듣고, 그래서 실감은 못 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제가 미국 할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이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나라가 넓으니까 상이 많구나' 정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저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촬영하고 있다"며 "한국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저희는 한 식구처럼 영화를 만들었다. 적은 돈으로 기대도 안 했는데 큰 관심을 받게 됐고, 처음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실망하실까 봐 걱정스럽고 떨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윤여정은 극 중 '모니카'(한예리)의 엄마이자 할머니 '순자' 역으로 열연했고, 전미 비평가위원회를 비롯해 LA비평가협회 등 북미에서 26개의 연기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제가 (연기를) 계획적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다.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과 작업하면서 좋았던 건 자유를 준 것"이라며 "어떤 감독은 배우를 가둬두는데, 처음에 감독에게 할머니 역할에 대한 요구를 물으니 제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래서 제가 에이플러스(A+)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감독이 같이 만든 캐릭터"라며 "사람들이 제가 코미디처럼 등장했다고 하는데, 사실 정상적인 집이 아니라는 걸 '순자'도 알 거다. 딸을 응원하고 위로해주는 말을 한 것인데, 자유롭게 볼 수 있으니까 괜찮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영화 '미나리' 스틸. (사진=판씨네마㈜ 제공) 2021.02.19. photo@newsis.com

윤여정의 연기 인생에 '미나리'는 놀라운 작품이라고도 했다. 윤여정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놀라움을 준 작품"이라며 "촬영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일을 빨리 끝내고 (당시 더위에) 시원한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댄스 영화제에서 미국 사람들이 좋아해서 놀랐다. 저는 연기에 부족한 부분이 뭐가 있나 보느라 사실 영화를 즐기지 못했다"며 "사람들이 눈물을 흘려서 사실 의아했다. 그 뒤에 감독이 무대에 올라갔을 때 다들 일어서서 박수를 쳐서 저는 그때 울었다"고 떠올렸다.

아울러 "저는 나이 많은 노배우지 않냐.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뭔가를 이뤄내는 걸 보면 장하고 저보다 나은 걸 보면 갑자기 애국심이 폭발한다"며 "제가 상을 몇 개 받았다고 하는 건 너무 놀라운 일이다. 이런 걸 상상하며 만들지 않았는데 경악스러울 뿐"이라고 웃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윤여정을 비롯해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와 정이삭 감독이 참석했다. '미나리'는 오는 3월3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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