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나는 노배우..젊은 사람들 성취 보면 장하고 애국심 폭발"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가 자신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윤여정은 26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영화 '미나리'의 기자간담회에서 "'미나리'는 내게 굉장한 경악을 금치 못하는 놀라움을 준 작품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촬영할 때는 다같이 일을 빨리 끝내고 시원한 데로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선댄스에서 보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특히 미국 사람들이 좋아해서 놀랐다. 사람들이 울고 그러더라. 내가 '이게 무슨 일이냐' 하니 '선생님만 안 울어요' 하더라"며 웃었다.

윤여정은 "아이작(정이삭 감독)이 무대로 나가고 사람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는데 그때 울었다. 나는 나이 많은 노배우다. 젊은 사람들이 뭘 이뤄내고 그런 걸 볼 때 장하고 젊은 사람들이 나보다 나은 걸 볼 때 애국심이 폭발한다"며 "내가 상을 몇 개 받았다는 것도 너무 놀라운 일이고 우리는 이런 걸 상상하고 만들지 않았다. 경악스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윤여정은 "아이작하고 작업하면서 좋았던 건 배우들도 다 같이 느꼈을 것이다. 어떤 감독들은 배우를 가둬놓는다. 예를 들면 '이렇게 해달라'고 요구를 한다"며 "'아이작 할머니를 흉내 내야 하냐, 특별하게 제스처를 해야 하냐'라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마음대로) 하라' 하더라. 혼자 속으로 A+를 줬다"고 회상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올해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 올랐고 아카데미 시상식 유력 후보작으로도 꼽히고 있다.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올랐던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스티븐연이 희망을 찾아 나선 아빠 제이콥 역을, 한예리가 희망을 지켜내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았다. 윤여정은 손주들을 봐주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모니카의 엄마 순자를 연기했다.

'미나리'는 내달 3일 국내 개봉한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