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수형인 336명 재심 선고 한 날에 이뤄진다

법원, 오는 3월 16일 선고 공판 진행..오전 9시부터 릴레이 재판
유가족 "올해 말까지 재판 이어질 줄 알았는데..재판부에 감사"

제주 4‧3 수형인 330여 명에 대한 재심 선고가 한 날에 이뤄진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오는 3월 16일 하루 동안 최근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진 4‧3 일반‧군사재판 수형인 336명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이들 수형인은 제주 4‧3 광풍이 몰아치던 1948년과 1949년 사이 억울하게 빨갱이로 몰려 군사‧일반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육지 형무소에서 수형 생활을 한 사람들이다.

현재 수형인 대부분 생존해 있지 않아 재작년과 지난해 유가족이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유가족이 고령이라 더는 재판을 늦출 수 없어서 이례적으로 같은 날 선고하기로 했다. 특히 직접 선고 결과를 듣기를 바라는 유족을 배려해 10여 개의 사건으로 나눠 선고한다.

선고 공판이 열리는 3월 16일 당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릴레이로 재판이 열리는 것이다.

김광우(76) 제주4‧3행불인유족협의회장은 "올해 말까지 재판이 진행될 거라 생각했는데, 재판부에서 빨리 결정을 내려준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재판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재작년 1월 양근방(88) 할아버지 등 4‧3 생존 수형인 18명이 재심을 통해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법원이 70년 전 군사재판의 불법성을 인정해 사실상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이후 재작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반‧군사재판 수형인 362명에 대한 재심 청구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일반재판' 수형인 김두황(93) 할아버지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데 이어 김정추(90) 할머니 등 군사재판 수형인 7명도 죄를 벗었다. 지난달엔 행불 수형인 10명도 무죄를 받았다.

현재까지 36명의 4‧3 수형인이 재심을 통해 '공소기각' 또는 '무죄' 판결로 죄를 벗은 가운데, 나머지 수형인 336명과 그 유가족이 70여 년의 한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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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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