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내부자들이 밝힌 '원더풀'의 비결[종합]

한현정 2021. 2. 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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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시나리오+감독+배우들의 만남"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이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내부자들(주역들)이 꼽은 찬사의 비결은 무엇일까.

26일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이 화상 기자 간담회에 참여했다.

먼저 정이삭 감독은 "캘리포니아에서 인사드린다. 제 개인적인 영화이기도 한데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영화를 만들며 한국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인사했다.

이어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인데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정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한 소견을 묻자, “내 이야기라거나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라서기 보다는 우리네 보편적인 삶과 인간관계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극 중 가족이 겪고 있는 다양한 갈등과 고충에 공감을 해주시는 거 같다.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가족들이 잘 해쳐 나가는 것에 공감을 하신 것 같다. 특정 나라나 국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관객들은 스토리에 공감하고 교감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감독은 "과거 인천에서 교수 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사무실에 앉아 바깥을 내다보면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할머니들이 보였다"며 개인사를 들려줬다.

그는 "저의 할머니는 한국전쟁에서 할아버지를 잃고 홀로 어머니를 키웠다. 생계를 위해 갯벌에서 조개를 캤다. 사무실에서 밖을 보면서 '할머니가 안 계셨다면 내가 여기서 이렇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며 울컥하기도.

정 감독은 "이렇게 할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할머니 생각만 하면 울컥한다"고 말해 주변을 뭉클하게 했다. 윤여정 역시 눈시울이 촉촉해지기도 했다.

극 중 가장을 맡은 스티븐 연은 “환상의 팀워크”를 꼽았다. 그는 “우리 영화의 팀의 합이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감독님의 캐스팅이 돋보였기 때문"이라며 "감독님은 물론 훌륭한 동료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작품에 헌신하면서 노력했다. 시나리오가 훌륭했기 때문에 배우들도 최선을 다 했다. 완벽한 시나리오에 적합한 배우들이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배우들이 진심으로 합심해 위대한 것을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이었다. 실제로도 가족처럼 행동하고 살아갔다. 나는 다른 숙소에 머물렀지만 (한)예리 씨와 윤(여정) 선생님이 머무는 에어비앤비에 자주 찾아가 이야기 하고 음식도 빼앗아 먹으면서 지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한예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편 제이콥(스티븐 연 분)과 함께 미국 낯선 땅 아칸소로 향한 모니카로 분했다. 그는 "처음에 미국에 도착했을 때 빨리 적응하고, 촬영을 잘 해야되겠다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 부담감이라든지 모니카의 마음이라든지 이런 걸 살필 여력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해내야 된다는 것에 대해 내내 마음이 조급급했다. 찍은 후에 뭔가 모니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벌어진 상황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닮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부모님 세대에 대한 이해들, 제가 연기를 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많이 생겼다. 저희 세대에 있는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부모님과 아니면 그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지점들을 갖게 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작품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

스티븐연은 또한 부부 호흡에 대해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온 것 같다"며 "상대 배우로서 한예리는 진실하고 진솔된 배우다. 이들 부부가 어떤 의미이고 존재였을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생각이 항상 같지는 않았지만 좋은 다름이었다. 서로를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연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한예리도 "스티븐연은 너무나 솔직하게 '날 도와줄 수 있나'고 이야기했다. 이 배우는 건강하고, 진심으로 이 영화를 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안에서 충돌할 때 조차도 제가 느낀 만큼만 리액션하면 되는 상태였다"고 화답했다.

무려 연기상 26관왕을 이루며 전세계 영화인들의의 찬사를 받은 윤여정은 “연일 축하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사실 상패는 1개 받았다. 실감은 못하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경험이 없다. 나라가 넓으니 상이 많구나 정도”라고 재치 소감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작은 영화인데 예상치 못한 큰 사랑을 받아 기쁘고 얼떨떨하다”며 “처음엔 마냥 좋았는데 점점 걱정이 된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혹시나 실망하실까봐 염려도 된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윤여정은 "어떤 감독들은 배우를 가둬놓는다. 예를 들면 '이렇게 해달라'고 요구를 한다"며 “배우 생활을 오래 했고, 아이작의 할머니 역할하는 거니까 '아이작 할머니를 흉내 내야하냐, 특별하게 제스처를 해야하냐'고 했더니 '선생님이 (마음대로) 하라'고 하더라. 혼자 속으로 '괜찮다'며 A+를 줬다"며 감독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어 "자유를 얻었다. 함께 만든 캐릭터다. 사람들이 제가 코미디 같이 등장했다고 하더라. 바퀴 달린 집에 대해서는 할머니도 미국에 처음 왔고, 정상적인 집이라는 걸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딸을 응원해 주느라 괜찮다고 그러는 위로의 말”이라며 “그런데 그게 코미디라고 하더라. 그렇게 보셔도 괜찮다. 자유롭게 볼 수 있으니까. 저는 계획적으로 하는 사람이 못 된다. 그런 모든 게 가능한 현장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미나리'는 80년대 초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를 담았다.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 74관왕 157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해 오스카 유력 후보작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는 3월 3일 개봉.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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