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복귀 희망·설렘 속 백신 접종 첫날 순조롭게 진행(종합)

이상휼 기자,허단비 기자,박세진 기자,김아영 기자,박영래 기자 2021. 2. 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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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마포구 백신접종 참관 "수고했습니다"
전남 화순서 암투병환자 4명 백신접종 "가족 곁으로 가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김윤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이 접종 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2021.2.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전국종합=뉴스1) 이상휼 기자,허단비 기자,박세진 기자,김아영 기자,박영래 기자 = 26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각 지역보건소 첫 예방접종자들의 표정은 두려움보다는 일상 복귀를 바라는 희망과 염원이 가득했다.

예방접종 첫날인 이날 하루 동안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 및 종사자 5266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접종을 받는다. 이날부터 지난 25일 백신을 배송받은 292개 요양병원도 자체 접종계획에 따라 5일 내로 백신 투여를 진행하게 된다. 모두 3월 중 1차 접종을 완료하고 2차 접종은 8∼12주 간격을 두고 진행한다.

이날 오전 9시를 전후해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시작된 백신 접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전국 213개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 5266명 접종…순조롭게 진행

서울 노원구 상계요양원 요양보호사 이경순씨(61)는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지금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긴장되고 걱정도 됐는데 주사를 맞고 나니 안심이 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도 서울 마포구 보건소 백신 접종 현장을 참관했다.

이곳 1호 접종자인 김윤태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60)은 "안 아프게 놔주세요"라고 말했고, 간호사는 "약간 따끔해요"라고 신호를 주며 김 원장의 왼쪽 팔에 접종했다. 바로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문재인 대통령은 간호사에게 "수고했습니다"라고 격려했다.

성동구보건소 첫 접종자인 요양보호사 황인혜씨(56)는 접종 후 "어르신을 돌보는 입장에서 주위에 피해를 끼칠까 늘 노심초사했다"며 "필수노동자 요양보호사에 먼저 접종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다"며 "접종 이후 아무 일 없이 지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중랑구보건소 첫 접종자인 요양보호사 이순단씨(63)는 "매체에서 부작용 이야기가 나와 걱정도 했으나 맞아보니 그냥 독감 백신 맞는 정도"라고 말했다.

전남 화순에서는 동면 언도리에 자리한 푸른솔요양병원에서는 암투병 환자 심석기씨(63)가 접종을 받았다. 심씨는 "백신 접종을 맞고 나니 삶의 희망이 더 생깁니다. 사랑하는 가족들 곁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암환자들에 대한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은 방역당국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암투병 환자들도 접종…"삶의 희망이 더 생긴다"

손병숙 푸른솔요양병원 수간호사는 "유방암, 혈액암, 전립선암, 폐암 등 4명의 환자들이 접종을 했다"며 "항암치료 후 1주일이 지나면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방역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접종자로 나선 이 병원 장홍주 원장은 "긴 터널의 끝을 가장 앞에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어려운 시기인데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이 원만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첫 백신 접종자는 광주 광산구 보훈요양원 입소자 정진석씨(58)와 고숙 보훈요양원장(58·여)이다. 정씨와 고씨는 "코로나 때문에 1년 동안 가족들을 못 봤는데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전북 전주역의 대기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대합실 TV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국민이 모두 고생했는데 백신 접종이 이뤄져서 다행이다"며 "최대한 빨리 접종이 이뤄져 모두가 일상을 회복했으면 한다"고 염원했다.

부산 동구 부산역 대합실에서 만난 정해원씨(54)는 "부산에서 신발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백신을 많이 맞아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주사기에 채우고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일상으로의 복귀 희망…일부에선 "아직 불안" 우려도

반면 "처음이라 아직 불안하다,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해운대구 주민인 김소정씨(25)는 "코로나가 끝나겠지라는 희망이나 기대보다는 우선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며 "안 맞을 수는 없을 거 같지만 주변 상황이나 먼저 접종을 마친 사람들을 보고 시기를 정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SNS를 통해 "드디어 백신의 시간이다. 백신을 저처럼 오매불망 기다려 온 '세균'도 없을 것"이라며 ""국민께 하루라도 더 빨리 빼앗긴 일상을 돌려드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페이스북에 의견을 냈다. 이 지사에 따르면 이날부터 도내 18세 이상 1126만1417명이 8~12주의 간격을 두고 1인당 2회씩 백신 접종을 받는다. 이날 도내 요양병원 11곳 1724명, 요양시설 38곳 653명 등 2377명이 접종받는다.

이 지사는 "야당이 '대통령부터 맞으라'며 불필요한 도발을 일으켜도 1순위 접종 대상자이니 요양병원 입소자 분들의 93.8%가 '백신을 맞겠다'고 동의해줬다"며 "국민의 건강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횡행했지만 국민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K방역이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표진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노인요양센터 요양보호사 진영삼 씨(54)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회차 접종을 받고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전국 백신 우선 접종대상은 만65세 미만의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약 29만명이다. 정부는 올 가을까지 국민 70% 이상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까지 감염확산을 자연스럽게 억제할 수 있는 '집단면역'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7일부터는 화이자 접종…방역 최전선 의료진 대상

국제백신공급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화이자 백신 5만8500만명분이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27일부터 코로나19 환자 치료 전선에 있는 의료진 약 5만4500명에게 3월20일까지 접종될 예정이다.

중증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고위험의료기관과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도 3월초부터 접종을 받는 1순위 대상이다. 정부는 40만명이 넘는 이들에 대한 접종 동의여부를 집계하고 있다. 접종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은 “이번에 접종되는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3중의 검증 절차를 거쳐 허가됐거나, 세계보건기구에서 안전·유효성에 대한 검증을 거쳐 사용 승인된 백신"이라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접종순서에 해당되는 국민은 예방접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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