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뉴욕증시가 美 금리 급등을 걱정하는 3가지 이유

신기림 기자 2021. 2. 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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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수장이 연이틀 물가우려를 달랬지만, 그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 23~24일 연이어 의회에 출석해 갖은 립서비스로 사상 최고의 뉴욕 증시를 지지해줬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청문회 출석이 끝나자 마자 뉴욕 증시는 거의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으로 급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이 25일 순간 1.6%를 넘겨 치솟으면서 채권시장에 막대한 매도세가 휘몰아쳤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급등은 가격급락을 의미하고 투자자들이 그만큼 채권을 많이 팔아치웠다는 얘기다. 채권의 매도세는 주식으로 옮아 갔고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3.5% 급락하며 지난해 10월 말 이후 가장 크게 내렸다.

◇7년물 입찰부진에 가팔라진 금리 많은 투자자들이 올해 내내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하지만 상승 속도가 이렇게 가파를 것을 대비한 이들은 많지 많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0거래일 동안에만 30bp(1bp=0.01%p) 뛰었다. 연준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때 거의 3개월 단위로 0.25%p씩 올리는데, 시장금리가 열흘 만에 0.3%p 상승한 것이다.

이날 국채금리 급등의 직접적 단초는 7년물 입찰수요가 부진했던 탓이었다. 국채를 사겠다는 수요가 부진하면서 낙찰 수익률은 예상을 대폭 상회했다.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줘야 국채를 사겠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유통시장에서 미 국채 수익률도 일제히 뛰었다.

모건스탠리투자관리의 짐 카슨 매크로금리전략 본부장은 CNBC방송에 "금리상승 속도에 시장이 불안했다"며 "10년물 금리에 대한 시장 컨선서스는 올해 말 1.5%였는데 금리는 9개월이나 빨리 이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연준 립서비스 실망"

하지만 좀 더 크게 보면 인플레이션, 연준의 언행불일치, 어쩔 수 없는 매도 압박이 국채금리를 가파르게 끌어 올리고 있다고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인플레이션은 백신, 초대형 재정부양, 초완화 통화정책의 필연적 결과이며 결국 금리인상 압박을 가한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물가가 올해 최소 3% 뛸 것이라고 예상한다. 10년 기대 인플레는 2.15%로 연준 목표 2%를 웃돌고 있다.

두번째 요인으로 연준의 행동이 주춤해졌다는 점도 시장금리를 가파르게 끌어 올렸다고 마켓워치는 봤다. 지난 23~24일 파월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재차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산했다.

하지만 이는 행동 없는 립서비스로 해석될 수 있다. 콜롬비아 뜨레드니들 투자의 에드 알-후세니 수석금리애널리스트는 "온통 말 뿐이다"라며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거나 종류에 변화를 주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조치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압박

세번째로, 최근 금리상승이 너무 가팔라 어쩔 수 없는 매도 압박이 발생했다는 설명도 있다. 금리 하락(가격 상승)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국채를 팔아야 하면서 매도가 매도를 불러왔다고 아메리베트증권의 그레고리 파란넬로 미국금리 본부장은 말했다.

채권의 볼록성(Convexity) 헤징(hedging)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볼록성이란 금리가 변할 때 채권의 듀레이션(Duration)이 변하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볼록성이 큰 채권은 채권 금리가 상승해도 가격 하락폭이 적어 투자자들은 볼록성이 큰 채권을 선호한다.

금리 인상에 볼록성 비용이 커지며 국채 매도세가 심화할 수 있다. 블록성 헤징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인상을 불러와 리파이낸싱(대출연장 혹은 갈아타기)을 힘들게 한다. 따라서 모기지 투자자들은 볼록성 헤징을 위해 장기 국채를 내다 파는 것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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