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아직은 벗기 어려운 익숙함의 늪 [TV와치]

[뉴스엔 박창욱 기자]

‘수미산장’이 힐링을 선사했지만 지울 수 없는 기시감은 여전히 아쉽다.

2월 25일 방송된 KBS 2TV, SKY '수미산장'에서는 배우 구혜선이 산장주인 김수미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구혜선은 산장지기들과 식사를 가지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구혜선은 지난 2년 동안 도수 50도짜리 독주를 많이 마셔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김수미는 구혜선의 심경을 대변하듯 “괴로워서 마신 거야. 심신에 무슨 변화가 있었겠지”라고 안타까워했다.

뒤이어 구혜선은 김수미와 단둘이서 티타임을 가졌다. 구혜선은 20대 초반 갑작스러운 유명세로 인한 정서적 불안정에 대해 고백하는가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연애에 대한 설렘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끝으로 구혜선은 산장가족들을 위해 벽 한쪽 귀퉁이에 작품을 설치하는가 하면,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담은 ‘새로운 연인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영상회를 열기도 했다. 구혜선은 “좋아하는 일 하고, 좋아하는 사람 만나는 게 쉼이다. ‘수미산장’에서 하루는 완벽한 쉼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지금까지 ‘힐링’을 표방했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게스트의 재능이 돋보일 만한 장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자연스런 흐름 속 출연진들과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나오는 케미가 대표적인 예능 요소였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구혜선의 작품 전시나 영상회같은 소재는 상당히 독특하게 다가왔다. ‘수미산장’은 그저 게스트의 진솔한 이야기, 솔직 고백 등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것. 구혜선 다음으로 산장을 방문한 옹알스 최기섭이 코미디 공연을, 세번째 게스트인 비가 전진과 함께 댄스 공연을 펼칠 것으로 예고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기존 타 예능프로그램과 비슷하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김수미와 구혜선이 단둘이서 티타임을 갖는 장면은 SBS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와 너무나도 흡사하다. 또한 ‘쉼’을 주제로 한 tvN ‘달팽이호텔’ ‘윤스테이’의 감성은 여전했고.

물론 ‘완전히’ 다른 예능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시청자들도 알고 있다. 비슷한 큰 틀 안에서 ‘수미산장’이 대중들 기억에 남을 만한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든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러한 점에서 '힐링'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접근이다. 앞으로 ‘수미산장’이 기존 예능과는 어떠한 차별성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사진=KBS 2TV, SKY ‘수미산장’ 캡처)

뉴스엔 박창욱 w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