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공주 아닌 여전사, 韓배경은 아직"..디즈니 애니메이터가 말한 '라야와 미자막 드래곤'

이승미 2021. 2. 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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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라야는 공주라기 보다는 여전사입니다. 그래서 액션신에 가장 신경 썼죠"

어둠의 세력에 의해 분열된 쿠만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사로 거듭난 라야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를 찾아 위대한 모험을 펼치는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돈 홀·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감독). 제작에 참여한 월트디즈니의 최영재 애니메이터가 26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겨울왕국'. '모아나'의 실력파 제작진들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디즈니 스튜디오의 오리지널 무비인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지금까지의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차원이 다른 새로운 판타지 세계로 관객을 초대하는 작품이다. '겨울왕국'이 눈으로 뒤덮인 세상, '모아나'가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했다면,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동남아시아 문화 요소에서 영감을 받은 가장 이국적이고 신비한 전설의 세계를 탄생시켰다.

영화 속 가상의 판타지 세계 쿠만드라를 만들기 위해 디즈니의 아티스트들은 구조와 지형이 완전히 다른 다섯 가지 환경을 만들고, 7만2,000개가 넘는 개별 요소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이 작업을 통해 인간 캐릭터 1만8987명과 인간 외의 캐릭터 3만5749개가 등장하는 방대한 스케일을 완성했다.

'겨울왕국' 1편과 2편, '주토피아', '모아나', '주먹왕 랄프' 1편과 2편, '라푼젤'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한 디즈니 근무 14년차인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CG 애니메이터의 역할은 극중 캐릭터의 근육과 관절을 조절하고 움직임을 통해 보시는 분들이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받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 외에도 디즈니랜드에 들어가는 애니메이션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화면 속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의 모든 움직임을 애니메이터들이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애니메이터 이전 구두 디자이너였다던 최 애니메이터는 직업 전향과 디즈니 입사 계기를 묻자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서른 살 늦은 나이에 미국에 애니메이션 유학을 왔고, 졸업 후 픽사에서 일을 하다가 디즈니로 이직을 해 14년째 일을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구두 디자이너는 저의 첫 직업이었다. 당시 좋은 사수를 만나서 사수의 디자인을 잘 따라 그리면 됐다. 당시 한국에서 구두 상품권이 유행하면서 구두 산업이 굉장히 잘됐다. 지하철을 타면 제가 디자인한 구두를 신고 다니는 분들을 많이 봤다. 그게 너무 신기해서 늘 땅만 보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까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가 '왜 늘 땅만 보고 다니냐. 남자가 하늘을 보고 다녀야지'라고 말 했다. 그래서 땅이 아니라 하늘을 보게 됐고,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유학와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게 됐다. 예전에 막연히 '쥬라기 공원' 속 공룡 움직임을 보면서 저런 CG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다보니 현재 디즈니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Pictured) Youngjae Choi.

디즈니만의 장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디즈니의 가장 큰 장점은 회사 내에 내에 실력있는 아티스트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라는 최 애니메이터는 "장편 영화 제작 사이 사이, 짧은 텀에도 숏필름이나 미니 컨텐츠를 만들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리고 그런 컨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디즈니플러스 등 플랫폼이 갖춰져 있다. 컨텐츠를 연계해서 보여줄 수 있는 테마파크도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고 전했다.

본격적으로 이번 작품인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초로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최 애니메이터는 "모든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다"라며 "동남아시아 배경 영화는 처음이고 디즈니 내에는 동남아시아 출신의 감독도 없기 때문에 디즈니 스태프들이 동남아시아를 직접 가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관련 감정이나 문화가 영화 속에서 올바르게 표현되도록 애썼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겨울왕국'도 그렇고 '모아나'도 그렇고 디즈니는 제작할 때 그 작품의 배경이 되는 국가의 팀과 최대한 협력을 해왔다. 이번에도 동남아팀들과 최대한 협력했다. 영화 속 드래곤 표현에 관련해서는 동남아시아 전역의 드래곤 전설에 일가견이 있는 동남아 교수님의 자문과 도움을 크게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애니메이터는 이번 작품이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하지만 한 국가나 문화권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판타지 어드벤쳐임에도 신뢰와 공생이 주제이다. 그게 우리 모두가 처한 상황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에게 의미를 주는 비중있는 질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에 대표되는 뮤지컬 시퀀스가 없지만 역동적인 액션 시퀀스가 눈길을 끄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뮤지컬 시퀀스를 없앤 과감한 시도의 이유에 대해 질문하자 "사실 모든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뮤지컬이 나오진 않는다. 한 번 뮤지컬이 들어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 그 다음에는 나오지 않기도 한다. 내년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에는 뮤지컬 시퀀스가 들어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에서는 칼싸움이나 격투 장면이 많이 나오고 중점이 된다. 액션신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데.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서 행해지는 무예타이나 말레이시아에서 행해지는 팬탁실라라는 무예 등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저희 스튜디오에 실제 무술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애니메이션 내용을 듣고 실제로 액션을 보여주셨고 카메라로 레퍼런스로 다 찍었다. 그걸 보면서 연구를 많이 하고 애니메이션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 애니메이터는 "극중 라야는 공주이기도 하지만, 다른 캐릭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굉장히 단련된 전사이고 왕이 딸이라기 보다는 족장의 딸이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단연 액션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액션이 많을 수록 화면의 움직임이 많아지고 섬세하게 다듬어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 더욱 힘들다"고 전했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과 이전 디즈니 작품들의 가장 큰 차이를 묻자 최 애니메이터는 작품의 제작 과정의 차이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작품은 프로덕션 전체 모두가 뿔뿔히 흩어져 각자의 집에서 만들어 완성한 작품"이라며 "450명의 아티스트가 각자 집에서 디즈니 파이프라인을 이용해서 작업을 진행했다. 저에게는 참 놀라운 경험이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이지만 슬로우하다고 느껴졌던 미래가 성큼 다가온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저희는 펜데믹 이전에도 재택근무를 해오고 있어서, 펜데믹 이후 재택근무만 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도 아무런 문제 없이 모두가 잘 연결이 되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제가 14년 동안 디즈니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들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뮬란',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처럼 앞으로 디즈니에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여전사 혹은 프린세스 시리즈가 탄생할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최 애니메이터는 "라야를 만들기 전부터 동양인들을 소규모 그룹으로 만들어서 Q&A를 가지기도 했다. 저는 한국적인 인포메이션을 많이 전달했다. 이번에는 동남아시아쪽으로 제작이 됐지만, 저희 아시안이 느끼는 정서가 그대로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동남아시아이기도 하지만 아시아 전체를 표현하는 정서가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을 무대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모아나'의 공동연출을 맡고 '빅 히어로', '곰돌이 푸' 등은 연출한 돈 홀 감독과 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켈리 마리 트란, 아콰피나, 산드라 오, 대니얼 대 킴, 젬마 찬 등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3월 4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월트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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