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 일제히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26일 오전 9시를 기해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65세 이하 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일제히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8시40분 전북 군산시 수송동 군산보건소. 이날 9시부터 시작되는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위해 방역요원 2명이 소독을 하고 있었다. 곧이어 요양 병원·시설에서 근무하는 종사자 10명이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섰다.
이들은 예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측정을 한 뒤 의사의 예진을 받고 예방 접종을 받았다.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백신을 맞은 김정옥 참사랑요양병원 원장(51·한의사)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빠른 종식과 백신 안정성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예방 접종에 솔선수범해 참여했다”며 “일반 예방 접종과 큰 차이가 없고, 별다른 이상 반응도 없다”고 했다.
접종을 마친 대상자들은 접종 전산 등록을 하고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이어 응급상황에 대비해 소방관이 대기하고 있는 ‘이상 반응 관찰구역’으로 이동해 15~30분간 대기한 뒤 이상이 없으면 귀가했다.
한 접종자는 “요양병원 집단 감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불안했는데, 백신을 맞으면 어느 정도 안심이 될 듯하다”며 “하루 빨리 65세 이상 환자들도 백신을 맞아야 집단 감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북지역에서 군산을 비롯해 전주·정읍·남원·김제 등 9개 시·군에서 AZ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28개 요양 병원·시설에서 근무하는 400명이 백신을 맞는다.
전남 목포에서는 백신 접종 시작 전날 목포시 보건소 팀장급 직원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아 백신 접종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보건소를 일시 폐쇄하고 직원 모두를 자가격리해 진단검사를 하는 등 전파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백신 접종 장소와 접종 관리 인력이 감염됨에 따라 지역 접종센터 기능이 마비돼 접종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26일 전남도와 목포시 등에 따르면 전날 목포시보건소 하당지소 A 팀장이 확진됐다. A 팀장은 전남 847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진단검사를 받았고 양성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A 팀장이 확진되자 시 보건소 하당지소를 일시 폐쇄하고 함께 근무한 직원 등 접촉자 135명 전체를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하고 자격격리 조치했다.
또 지난 17일 A 팀장이 시보건소 본소에서 다른 직원 8명과 함께 교육을 받았던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에 대해서도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A 팀장의 확진 판정으로 방역당국과 지역 사회는 코로나 전파는 물론 백신 접종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A 팀장이 근무하는 곳은 방역 최일선에서 주민들과 직접 만나며 백신 접종을 관리하는 접종센터 역할을 한다. 목포지역 1차 백신접종 대상은 요양시설 종사자 등 모두 70여명으로 보건소 직원의 방문을 받아 백신을 접종하거나 아니면 보건소를 직접 찾아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백신 접종 인력들이 자가격리 되고 백신을 접종하는 곳이 일시 폐쇄됨에 따라 접종센터 변경과 대체 인력 투입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진단검사를 받은 135명은 모두 음성이 나왔다. 그럼에도 보건소 직원 가운데 자가격리자가 많아 접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보건소 하당지소 직원 19명과 시 보건소 본소 직원 13명 등 32명은 내달 8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 근무를 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대체 인력을 마련해 투입하고 접종센터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 창원 지역 첫 접종자는 다솜노인복지센터 방역책임자 김경숙(62)씨였다. 김씨는 해당 시설의 방역책임자다. 총 16명의 직원(복무요원 1명 포함) 중 6명이 창원보건소에 직접 찾아와 접종을 받았고, 나머지 10명의 직원과 입소자들은 보건소에서 나온 방문의료진이 접종 예정이다. 당초 9시30분 접종예정이었지만 질병청 지침에 따라 오전 9시 바로 접종을 받았다.
김씨는 간단한 예진을 받은 뒤, 곧장 백신 접종을 받았다. 접종 후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기실에 앉아있던 김씨는 “떨리거나 두려움은 없었다”며 “일반적인 독감 백신 접종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선 은화요양병원 간호부장으로 근무중인 김순이(57)씨가 첫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았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15분쯤 요양원 차량으로 해운대 보건소에 도착했다.
조봉수 해운대보건소장 등 보건소 직원들은 흰 가운을 입고 첫 예방 접종자를 맞이했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접종은 차례로 진행됐다.
9시20분쯤 김씨에 대한 예진표를 확인한 보건소 의료진은 예진과 함께 김씨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주의사항을 고지했다.
이후 김씨 왼팔에 코로나 백신 주사를 놓았다.
접종을 마친 뒤 김씨는 “백신은 자발적으로 맞겠다했지만 1호인지는 어제 알게 됐다”며 “요양원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맞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안감은 없었냐는 질문엔 “처음엔 불안했지만 맞겠다고 결정한 후에는 오히려 해소됐다”며 “백신에 불안과 부담은 있으시겠지만 국민 모두가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충북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충북도에 따르면 집단감염 우려가 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종사자·입소자를 우선 대상자로 선정해 이날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날 도내에서는 요양병원 6곳과 요양시설 18곳의 종사자와 입소자 936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청주 2곳 120명, 충주 1곳 68명, 제천 1곳 20명, 옥천 14곳 486명, 영동 1곳 80명, 진천 2곳 20명, 괴산 1곳 4명, 음성 1곳 67명, 단양 1곳 71명이다.
이날 도내 첫 백신 1호 접종자인 씨앤씨재활요양병원 이지용(47) 원장과 환자 A(64)씨도 접종을 마쳤다. 이후 이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1층에서 줄을 지어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 10개 군·구에서도 이날 오전 9시부터 모두 542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부평구 196명, 서구 170명, 미추홀구·계양구 각 40명, 동구 30명, 중구·남동구 각 20명, 연수구·옹진군 각 10명, 강화군 6명 등이다. 시 차원의 1호 접종자는 선정하지 않았으며 각 군·구가 예약제 또는 선착순으로 접종을 실시한다.
제주에서도 이날 오전 9시부터 노인요양시설인 ‘정효원’에서 코로나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시작했다. 첫 접종자는 노인요양시설 ‘정효원’에서 근무중인 요양보호사 양은경씨다.
제주도는 의사가 있는 요양병원의 경우 의료진이 자체 접종하며, 요양시설의 경우 보건소의 접종팀이 방문해 접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접종 대상자는 3193명이다.
제주도는 요양병원·시설에 이어 다음 달 코로나 감염병 전담병원(3곳) 종사자 3551명과 코로나 1차 대응요원 889명, 코로나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2186명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북지역 첫 접종자는 안동 노인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애명복지촌 이상국(48) 사무국장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15분 첫 접종을 받았다.
이씨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어서 어르신들을 모시는 종사자의 한사람으로서 접종에 참여했다”며 “백신의 안정성에 대한 어떤 부담도 없이 주사를 맞았다”고 말했다.
접종 순간과 이후 몸의 반응에 대해서는 “접종 순간 ‘따끔’한 정도. 독감과 같은 일반 예방 접종과 큰 차이가 없고 별다른 이상 반응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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