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재 애니메이터 "구두 디자이너→14년째 디즈니 애니메이터..입사하려면?" (인터뷰③)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최영재 애니메이터가 과거 구두 디자이너에서 월트디즈니 애니메이터로 전향한 계기를 전했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26일 오전,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그간 '라푼젤'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 '빅 히어로' '주토피아' '모아나' 등을 탄생시킨 한국인 애니메이터다.
새롭게 참여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어둠의 세력에 의해 분열된 쿠만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사로 거듭난 라야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를 찾아 위대한 모험을 펼치는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디즈니 최초 동남아시아 문화의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로 14년째 디즈니에서 근무 중인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서른 살 나이에 뒤늦게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 졸업 후 운 좋게 취직이 되었다. 픽사에서 먼저 근무하고 디즈니에 입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20대 때 구두 디자이너가 제 첫 직업이었다"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구두 상품권이 당시에 크게 유행했다. 상품권을 등에 업고 제가 디자인한 브랜드가 감사하게도 효자 브랜드로 등극했다. 운 좋게 사수를 잘 만나기도 했다. 지하철 타고 출근할 때 바닥을 보면 모르는 사람들이 제가 디자인한 구두를 신고 출근하더라. 20대 첫 직장에서 처음으로 디자인한 구두를 모르는 분이 신고 다니는 게 너무 신기해서 계속 땅만 보고 다녔다. 그때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가 '계속 땅만 보고 다닐 거냐. 하늘을 봐야지'라고 하더라. 그 한마디에 '쥬라기 공원'을 보고 애니메이터의 꿈을 키웠던 게 생각나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거다"라고 전했다.
디즈니 입사를 꿈꾸는 한국의 꿈나무들에게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실제로 중고등학생들에게 디즈니에 입사하려면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연락을 많이 받았다"라고 얘기를 꺼냈다.
그는 "그런데 어떤 소프트웨어로 연습하면 되는지를 주로 묻고, 기술적인 부분에 치우쳐서 생각을 하시는 것 같더라. 물론, 능숙하게 툴을 다뤄야겠지만 그것이 주가 될 수는 없다. 디즈니에선 매년 새로운 툴이 개발되어 나오기에 기술적인 부분을 익혀봤자 정작 실무에선 전혀 다른 툴을 쓸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툴 같은 건 크게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보다 애니메이터도 다양한 연기를 하는 배우와 같이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최고의 시기인 지금, 가장 효과적인 건 전방위적으로 학업, 교우 관계를 폭넓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나중에 좋은 애니메이터, 더 나아가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도움이 될 거라 본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