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라 생각해"..신입 입사하자마자 '성추행 악몽'

김민정 기자 2021. 2. 2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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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신입 직원이 입사한 지 열흘이 지나서부터 회장에게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를 해 왔습니다.

용기를 내 인터뷰에 응한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김민정 기자가 관련 내용을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초 부동산 개발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20대 A 씨, 입사 열흘 만에 회장실에 불려 가면서 악몽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 한 회장은, 주말에 불쑥 집 앞으로 찾아와 잠깐만 만나자며 집요하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회장 차에 탔더니 추행이 시작됐다고 A 씨는 떠올렸습니다.

[A 씨/피해자 : (손을) 그냥 만지는 게 아니라 손바닥 이렇게 막 긁고, 키스하려고 얼굴을 엄청 들이대는 거예요, 차 안에서. 피하려고 하니까 아빠로서, 아빠처럼 생각하라고 했는데 아빠로서 이 정도도 못 해 (하는 거예요.)]

A 씨는 이번 한 번뿐일 거라고 놀란 마음을 다독였지만, 이후에도 수시로 불려 간 회장실에서, 희롱과 추행은 계속됐습니다.

[회장-A 씨 대화 (회장실, 2월) : 네가 폭행했잖아 (제가요?) 응. 마음에. (네?) 마음에. (제가요?… 마음이 다치셨나요?) 그래. 연락이 없어서. 연락도 안 받고 아프니까 네가 보고싶더라, 내 욕심인가.]

회장의 행동은 한 달 가까이 이어졌지만, 문제 제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회장은 수시로 직원 해고 권한을 갖고 있는 자신의 지위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계속된 추행에 참다못한 A 씨는 결국 한 달 만에 휴직계를 내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회장은 수십 차례에 걸친 SBS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피해자 측에 부적절한 신체 접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직원이 예뻐 보였고, 아빠의 마음으로 보호해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정 기자compas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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