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침 몸살/조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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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볼에 살짝 홍조를 띄우던 엄마는 침 몸살 앓는다, 하시며나한테만 괜히 행 궂다.
침 몸살이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침 몸살이라는 말 앞에서 허허허 웃습니다.
침 몸살 앓던 지나간 시절 생각나구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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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몸살/조성국
잠결에 밤 오줌 누다가 얼결에 들었다
침 묻혀 뚫은 초야의 문구멍으로 새 나오는, 앙다물다 못해 내뱉는
가녀른 비명
호들갑스럽게 일러바치자
양 볼에 살짝 홍조를 띄우던 엄마는 침 몸살 앓는다, 하시며
나한테만 괜히 행 궂다. 나무랐다
침 몸살이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저는 이제껏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처음 듣는 순간부터 좋았습니다. 봄바람이 팔을 스치며 지나가는 느낌이었지요. 살면서 침을 꼴깍 삼키는 때가 모두에게 있을 것입니다. 즉물적이지요. 침 몸살이라는 말의 구성을 되짚어 보며 고향 어르신들의 언어에 대한 자늑자늑한 성정을 느낍니다. 애간장이라는 단어도 떠오르는군요. 살면서 제일 행복한 순간 침 몸살을 앓을 때가 아니겠는지요. 침 몸살이라는 말 앞에서 허허허 웃습니다. 침 몸살 앓던 지나간 시절 생각나구 말구요. 바라건대 내가 쓴 시 앞에서 침 몸살을 앓는 순간 훌쩍 찾아오기를.
곽재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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