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 팔아치운 연기금, 이 주식은 1000억어치 샀다
연기금이 41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동학개미의 비판이 이어진다. 하지만 연기금이 모든 종목을 다 판 것은 아니다. 유가 상승 수혜가 기대되는 S-Oil, 팬 플랫폼 기반 성장세를 이어가는 빅히트 등은 1000억원 안팎으로 사들여 눈길을 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이날까지 두 달간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S-Oil로 나타났다. 연기금이 이기간 사들인 주식 규모는 1019억원이다.
S-Oil은 최근 유가 상승 및 화학·윤활기유 강세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정유업종을 둘러싼 영업지표가 상향 조정되면서 정유업종에 추세적 회복 흐름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 백신 확산에 따른 운송용 제품 수요 심리가 개선되고 경기 모멘텀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다음 많이 사들인 종목은 빅히트(978억원)이다. 빅히트 역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영업이익은 122% 늘며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매출 감소에도 MD(공식 상품) 및 라이선싱, 콘텐츠, 팬클럽 관련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의 성장세가 주목할만하다는 평가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내 블랙핑크 등 YG 아티스트들의 위버스 입점이 예상되며 이후 UMG(유니버셜뮤직그룹) 산하 빅 네임들의 순차적 참여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세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디스플레이(967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보이며 두각을 보였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17% 증가한 6855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3139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매출액도 7조461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LCD(액정표시장치) TV 등 수요가 많아진 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LCD Tv 패널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덕분이다.
연기금 순매수 상위 종목에 정유·화학 등 '올드 이코노미' 기업들이 오른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S-Oil을 포함해 롯데케미칼(848억원), 고려아연(391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태양광전지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도 747억원어치 사들였다.
롯데케미칼과 고려아연은 경기 회복 기대감에 석유화학 제품 수요 증가 및 금속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OCI는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으로 중국 신장 지역 규제가 불거지면서 반사 수혜가 예상된다. 신장 지역은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의 약 50%를 차지한다.
이외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KODEX 200(666억원), 개인투자자 증가로 이익이 급증한 키움증권(527억원), 한미약품(400억원), HMM(389억원) 등도 연기금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는 "연기금은 보통 패시브 투자를 많이 하는 만큼 개별 종목이나 업종을 특정적으로 사기보다는 인덱스 기반 투자를 한다"며 "배당형, SRI(사회책임투자), 가치주 등 다양한 인덱스가 있는데 이에 따라 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이날까지 4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최장 기록이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은 12조742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4조1601억원), LG화학(8500억원), SK하이닉스(7345억원) 등 코스피 시총 상위 대형주 위주다.
이는 연기금이 미리 세워둔 자산배분 비중에 맞추기 위한 '리밸런싱'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증시 호황으로 국내 주식 평가익이 정해진 비중을 넘어서면서 이에 맞추기 위해 매도한다는 것이다.
연기금의 매도세를 두고 비판 여론이 일자 정부는 "리밸런싱 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4일 국민연금 기금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주가(코스피)가 2000~3000선일 때 리밸런싱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검토하고 다음 기금위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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