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퇴진 요구한 아르메니아 군..총리, "군부의 쿠데타" 반발
[경향신문]
아르메니아 군부가 니콜 파쉬냔 총리에 사임을 요구하자 파쉬냔 총리는 “군부가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며 분노했다. 아르메니아는 지난해 아제르바이잔과의 전쟁에서 영토를 빼앗긴 뒤 극도의 정치적 혼란에 휩싸였고, 현 정권과 군부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합동참모본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현 정부의 비효율적인 국가 운영과 심각한 외교 실패로 국가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며 “파쉬냔 총리는 사임하라”고 밝혔다. 아르메니아 대통령을 지냈던 로버트 코차리안과 세르즈 사크시안도 이날 군부 지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파쉬냔 총리는 소식을 전해듣자마자 합참의 성명을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오닉 가스파랸 합참의장을 해임시켰다. 로이터통신은 성명에 군부가 파쉬냔 총리의 사임을 위해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파쉬냔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으로 연설을 생중계하며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와 자신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여 달라고 요청했다. 거리에는 파쉬냔 총리 지지자 수천명이 모였고, 파쉬냔 총리는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시위 현장에 나가 내부 대립을 피해야 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놓고 아제르바이잔과 지난 9월부터 약 한달 반 동안 격전을 치렀다. 해당 지역은 아제르바이잔에 속한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 살고 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가 패전해 분쟁 지역 일부를 아제르바이잔으로 넘긴다는 내용의 평화협정을 지난해 11월 맺었고, 이후 아르메니아에서는 지속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현 정부와 군부 사이 갈등도 지속됐다. 최근 몇몇 군부의 수뇌들은 파쉬냔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파쉬냔 총리는 티란 하차트랸 합참 차장을 해임했다.
지난해 두 나라를 중재했던 러시아는 대통령궁인 크렘린궁을 통해 이번 정부와 군부의 갈등에 대해 “의견 차이를 헌법의 틀 안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25일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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