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 주2회, 옆 동네는 주 3회.. 중구난방 등교에 학부모 분통
“왜 우리 애 학교만 일주일에 2번 등교인지 모르겠어요. 바로 옆 학교는 일주일에 3번 등교한다는데.”
다음 달 서울 A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자녀를 둔 학부모 양모(43)씨는 최근 학교에서 ‘3~4학년은 주 3회 등교, 5~6학년은 주 2회 등교한다’는 안내문을 받고 화가 났다. 같은 동네 B초등학교는 3~6학년이 격주로 2·3회씩 등교 수업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양씨는 “학교가 달라 누구는 주 2회 가고, 누구는 주 3회 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전국 시도교육청들이 최근 잇따라 새 학기 등교 방침을 발표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등교 횟수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마다 학교마다 제각각 등교 지침
교육부와 교육청이 ‘초1~2 매일 등교’는 안내했지만 나머지 학년엔 구체적 지침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기준이 달라 지역·학교 간 ‘등교 격차’를 부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부모들은 “초·중은 엄연한 의무교육인데 자칫 학습 결손이 벌어질 수 있는 등교 횟수에 차이가 벌어지게 국가가 방치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경기 하남의 C초등학교는 3학년은 주 2회, 4~6학년은 주 1회 등교를 안내했지만, 같은 지역 D초등학교는 3~6학년이 골고루 주 3회씩 등교하기로 했다. 충남 한 초등학교도 3학년을 “1~2학년처럼 매일 등교시키겠다”고 했지만, 같은 지역 다른 학교는 “3~6학년 모두 등교·원격 수업을 번갈아 하겠다”고 했다. 학부모 김모(44)씨는 “원격 수업보단 등교 수업이 학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 게 당연한데 내 아이만 피해를 입는 것 같다”고 했다.
중학교도 등교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중1 매일 등교’를 검토하다 철회했다. 그러나 대구는 중3, 울산은 중1 학생에 대해 ‘매일 등교 방침’을 냈다. 25일 서울시교육감 청원 홈페이지엔 “중학생도 등교를 확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900여명이 동의했다.
◇”의무교육인데... 세밀한 지침 필요”
이런 일이 생기는 건 교육 당국이 거리 두기 단계에 따른 밀집도 기준을 내면서, 등교 횟수는 각 학교가 자율로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 당국은 현재 수도권에 적용 중인 거리 두기 2단계 때 ‘밀집도 3분의 1이 원칙이지만, 최대 3분의 2도 운영 가능하다’고 모호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학생 1000명 이상인 과밀 학교는 ‘3분의 1’ 기준을, 그렇지 않으면 ‘3분의 2’를 적용하는 등 제각각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의무교육 단계의 등교 일수는 교육 당국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개별 학교에 등교 횟수 결정을 떠넘기는 건 불필요한 형평성 논란만 부를 수 있다”며 “등교 횟수가 아이들 학습권과 밀접한 만큼, 시도교육감이 지역 내 등교 횟수를 구체적으로 정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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