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월요일 왔으면' 20대 주식 중독 223% 급증
‘주식을 하지 않는 주말이 빨리 지나가길 바란다’ ‘주식 때문에 돈을 빌리거나 주위 사람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주식 매매를 위해 중요한 일이나 여가 활동을 포기한 적이 있다’…. 모두 ‘주식 중독’의 징후들이다. 코로나 이후 마약·도박처럼 주식에 빠져 주식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20대가 크게 늘었다.
25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 중독 증상으로 센터를 찾은 이는 1732명으로 전년(1008명) 대비 72% 늘었다. 가장 두드러진 건 20대 중독자의 증가였다. 2019년 20대 주식 중독 상담자는 73명에 불과했는데 작년에는 236명으로, 무려 223%나 늘었다. 신행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서울센터장은 “주식을 재테크 또는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식도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수준으로 몰입하면 중독이 된다”고 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도박중독의 예방과 치유를 돕는 공공기관으로 도박중독 전문 상담 전화(1336)를 운영한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가 도박과 유사한 속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도박문제관리센터 오은경(51) 상담사는 “주식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주가가 오르면 즉각적 보상을 위해 팔고, 떨어지면 본전 만회를 위해 대출해서라도 투자한다”며 “모두 도박이 가진 특성”이라고 했다. 주식 중독에 빠진 직장인들에겐 주말 후 출근이 꺼려지는 이른바 ‘월요병’이 없다. 주식 투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이 열리지 않아 설 연휴가 즐겁지 않았다” “빨리 월요일이 와서 주식하고 싶다” 등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글이 많다.
‘주식 중독’이 이혼 사유가 되기도 한다. 황성현(법률사무소 확신) 변호사는 “남편의 과도한 주식 투자 때문에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아내의 주장을 법원이 인정한 사례가 있다”며 “손실 액수보다는 투자에 빠져 가정생활에 소홀히 하는 태도가 문제였다”고 했다. 이어 “최근 3개월 새 가상 화폐와 주식 투자가 이혼 사유가 되는지 묻는 전화가 이전보다 10배 정도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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