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는 슈퍼맨이 아니다"

류형열 선임기자 2021. 2. 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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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경향신문]

타이거 우즈가 지난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자신의 차를 운전하다 차량 전복사고를 당했다. 다리를 심하게 다쳐 재기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정강이·종아리뼈 복합 골절상
회복 빨라도 ‘6개월 이상’ 전망
46세 나이 감안…‘재기 불투명’
매킬로이 “살아있다는 것 감사”

교통사고를 당한 타이거 우즈는 25일 현재 수술을 마치고 LA 하버-UCLA 메디컬 센터에서 회복 중이다. 우즈의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은 “우즈가 현재 깨어 있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로 회복 중”이라고 알렸다. 우즈가 얼마나 더 많은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얼마나 오래 병원에 머물러야 하는지, 재활을 거쳐 다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그가 다시 골프채를 잡고 필드에 복귀할 수 있을지 짐작하기 쉽지 않다.

우즈는 오른쪽 정강이뼈와 종아리뼈 여러 곳에 복합 골절상을 입었고 발목 역시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회복 속도가 빨라도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상 부위에 감염이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

UPI통신에 따르면 미국프로풋볼 워싱턴의 쿼터백 알렉스 스미스도 2018년 이번 우즈와 비슷하게 오른쪽 다리 정강이뼈와 종아리뼈가 부러졌다. 그는 17차례나 수술을 받았고, 2년이 지난 지난해 10월이 돼서야 다시 경기에 나올 수 있었다.

우즈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된다고 해도 스윙을 재건하고 다시 PGA 투어로 복귀해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다. 골프장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사이드힐 등 다양한 지형을 가지고 있어 평평한 곳에서 공을 치는 것보다 발과 발목, 다리에 더 많은 부담을 준다. 하체가 버텨주지 못하면 좋은 스윙을 하기 어렵다.

우즈가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하버UCLA 메디컬센터. AFP·AP연합뉴스

우즈는 평생 부상을 달고 살았다. 무릎과 허리 수술을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우즈는 다리를 절둑거리면서도 2008년 US오픈을 우승했고, 2017년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은 이후 2018년 투어 챔피언십과 2019년 마스터스, 조조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로리 매킬로이의 말처럼 “우즈는 슈퍼맨이 아니다.” 46살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 부상은 더욱 치명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매킬로이는 “(우즈의 골프 재개를 이야기하는 것은) 지금 방정식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지금은 지도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가 살아 있고, 두 아이가 아버지를 잃지 않은 것에 감사해 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데 모든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서 82승을 거둬 샘 스니드와 함께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 중인 우즈가 신기록에 도전하는 모습을 당분간 보지 못하게 된 것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지금은 매킬로이 말처럼 우즈의 골프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치료하고, 회복하고, 다시 걷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자. 우즈는 ‘슈퍼맨’이 아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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