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긴 '신의 한 수'
롯데면세점, 라이브방송으로 '완판'..팬데믹 전 신사업 적극 발굴 '불황 극복'
[경향신문]
코로나19 사태로 외식·면세점·유흥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남다른 성과를 일궈낸 기업들도 있다. 예기치 못한 위기를 예감이라도 한 듯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닥치기 전 신사업을 적극 발굴해 ‘신의 한 수’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위 사진)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서울 여의도 직장가에서 시작된 ‘테슬라(테라+참이슬)’ 돌풍을 집 안까지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재택근무 확대로 회식문화가 급격히 줄어든 대신 홈술족이 증가하자 발빠르게 가정용 시장에 주력한 전략이 먹힌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가 19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나 증가했다. 2019년 선보인 ‘청정라거 테라’는 기존 맥주와 차별화된 원료와 리얼탄산 공법으로 지난해 초당 26병(330㎖ 기준)을 팔았을 정도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집콕족을 겨냥해 편의점 등 골목상권 마케팅을 강화하고 국내 브랜드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어 굿즈 4종 등 기획세트를 한정 판매했다”면서 “코로나19를 이겨낸 테라에 힘입어 조만간 경쟁사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모임과 외출 자제로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지만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가운데)는 다르다. 대부분 외식업체가 신규 매장 확대나 브랜드 론칭을 연기하고 있지만 노브랜드 버거는 매달 5~10개의 신규 매장을 열어 지난해 1월 9개였던 점포가 1년 만에 72개점으로 늘었다.
노브랜드 버거의 성과는 가성비 덕분이다. 타사에 비해 가격이 20%가량 싼 데다 식자재 품질은 높이고 불필요한 유통비용은 줄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전문 셰프가 직접 메뉴 개발에 나선 것은 물론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테이크아웃, 배달 서비스도 적극 도입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가맹사업 시작과 함께 매달 300건 이상 상담이 이어져 누적 문의가 2000여건에 달한다”면서 “현 추세라면 상반기 중 100호점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하늘길이 막혀 개점휴업 중이지만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명품 판매로 선방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명품 전용몰인 ‘럭스몰(luxemall)’을 열었고 지난해 12월에는 라이브 방송(아래) 전담조직을 신설해 실시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명품을 최대 72% 할인 판매하면서 신규 회원이 기존 회원 수 대비 21% 늘었다”며 “국내 7개 항공사 무착륙 관광비행 면세쇼핑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등 전례 없는 위기를 신시장 개척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직전 건강식품 브랜드 개발에 나선 기업들도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맞춤형 건강식단 ‘그리팅’을 선보였다. 전 세계 장수마을의 식단을 조리해 다음날 새벽 배송하면서 집콕생활을 위한 가족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5월 선보인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데일리 밸런스’는 지난해 주문 건수 1만8000건, 주문 금액 50억원을 올리며 효자상품으로 등극했고, 27일 신상품을 선보인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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