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협동조합 택시' 늘고 있는 까닭은
기사 49명이 출자 조합 설립
매달 회계자료 낱낱이 공개
[경향신문]
사고 크게 줄고 수입은 늘어
주인의식 심어 직장에 활기
올 2곳 더 생겨 전체의 15%로
“일반 법인택시 시절보다 사고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직장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어요. 이 모든 것이 조합 출범 후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강원 춘천시 석사동 ‘춘천희망택시’ 협동조합 사무실의 게시판엔 매달 15일 직전 달의 수입과 지출, 수익 등을 분석한 회계보고서가 게시된다.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간이영수증을 일절 쓰지 않고, 회계법인에 맡겨 분석한 자료를 낱낱이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매월 세부 회계자료를 전 사원에게 공개하는 것은 일반 택시 회사 등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춘천희망택시’는 지난해 11월 강원도 내에서 처음으로 출범한 협동조합 형태의 택시법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승객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 운전기사 등 49명이 1인당 4300만원을 출자해 협동조합을 설립한 후 전신 택시회사를 인수해 3개월여 전부터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했다.
‘땀 흘려 일한 만큼 돈을 더 벌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시작한 협동조합 택시는 운영 초기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나타냈다. 조합원 모두가 의결권을 갖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되자 직장 분위기도 한층 더 밝아지고, 사고율도 감소하면서 운영경비 또한 대폭 절감됐다. 자연스럽게 조합원으로 참여한 운전기사들에게 돌아가는 수입도 늘어났다.
이원모 춘천희망택시 협동조합 이사장(51)은 “각 조합원이 택시를 운행해 매월 500만원가량을 입금하면 세금과 각종 보험료 등을 공제한 후 300여만원의 급여를 받아가고 있다”며 “일반 택시회사 시절보다 매월 평균 60만원가량 더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어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종전 회사시절 한 달 평균 4~5건 발생하던 사고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개월간 춘천희망택시의 사고는 경미한 접촉 등 5건에 그쳤다. 잦은 사고 발생은 보험료율을 높여 운영비 증가로 이어진다.
이 이사장은 “조합원이 모두 주인이어서 임금·단체교섭에 따른 갈등도 없다”며 “공통 운영비 절감 등을 위해 조합원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춘천희망택시가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해 나가자 올해 춘천지역엔 ‘택시 협동조합’ 2개가 추가로 출범했다.
현재 춘천지역에서는 ‘춘천희망택시 협동조합(49대)’을 비롯해 소양시민협동조합(35대), 하나협동조합(30대) 등 3개 협동조합 소속 택시 114대가 운행하고 있다. 이는 춘천지역 전체 택시 1737대(개인 1009대, 법인 728대)의 6.56%다.
전체 법인택시 중 협동조합 택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15.65%다. 춘천시는 협동조합 형태의 택시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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