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체육교실 강사가 수강생 상습 성폭력
[경향신문]
경북의 한 지자체에서 무허가 체육교실을 운영하던 강사가 수강생인 아동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러 최근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중학생 A군(14)은 지난달 초부터 경북의 한 지자체 공원에서 열리던 농구 강습을 받았다. A군의 부모는 교육당국의 정상적인 인증 절차를 거친 강습은 아니었지만, 수강생이 10여명 정도로 많은 데다 강사도 적극적으로 수강을 권유해 이에 응했다. 무엇보다 평소 작은 체구 때문에 고민하던 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였다.
강사 B씨(55)는 A군 부모에게 대학에서 농구를 전공하고 대학 농구팀 대표 선수로 활동했고, 교사로 일하다 퇴직한 후 재능기부 차원에서 체육교실을 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B씨는 강습 시작 후 며칠 뒤에 “A군이 체구가 작은데,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기 쉽다”면서 “공원 내 휴게공간에서 아이에게 ‘성장마사지’를 해주겠다”고 A군 부모에게 요청했다. 이에 부모도 허락했다.
하지만 이후 B씨는 날이 춥다는 등의 이유로 A군을 공원 내 화장실로 데려가 마사지를 해준다며 강도 높은 성폭력을 저질렀다. A군은 이런 수법으로 6차례나 피해를 입었다. B씨의 범행은 지난달 31일 화장실을 이용하던 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발각됐다. 경찰은 B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대학 등지에서 농구를 배우거나 교직에 몸담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2일 B씨를 강제추행(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재판부는 “(B씨가) 초범이지만 수차례 수위 높은 성폭력 행위가 이뤄졌고, 피의자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에서 강습을 받아온 것으로 보이는 청소년 17명을 확인, 추가 피해 여부를 조사 중이다. 수사팀은 B씨가 몇 년 전부터 해당 지역의 공원이나 대학교 등지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무허가 농구 강습을 벌여온 만큼,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재 B씨는 A군에게 마사지를 한 건 맞지만, 성폭력 사실은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A군의 부모는 “아들이 극심한 우울증과 불안, 자살충동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면서 “B씨를 엄벌에 처하고 추가 피해자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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