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만 빌려 '가짜 채용'..부패로 '곪는' 사설구조단

배승주 기자 2021. 2. 25. 21: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응급구조단에서 대표가 직원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 저희가 계속 추적 보도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다른 구조단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돈을 아끼려고 구조사를 제대로 뽑지 않고, 자격증만 빌리거나 직원 명단에 가짜 이름을 채워 넣는 곳들이 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연말 대표가 직원을 때려 숨지게 한 경남 김해의 응급구조단입니다.

최근 법인 대표가 바뀌면서 이름을 바꾸고 구인광고를 냈습니다.

그래서 한 구조사가 연락을 했는데, 돌아온 답변이 황당합니다.

사람은 필요 없고 자격증만 필요하다는 겁니다.

[1급 응급구조사 : 자격증을 한 달만 빌려주면 30만원을 주겠대요. 어이가 없어서…]

[구인광고 올린 응급구조단 관계자 : 다른 곳에서도 자격증 다 빌려서…]

사설구조단이 정식으로 허가받으려면 응급구조사와 간호사 등 16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16명을 채우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립니다.

[B응급구조단 관계자 : 실제로 근무하는 인원은 한 3분의 1도 채 안 되는…]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C응급구조단 대표 : 16명 200만원 씩 급여만 한 달에 3200만원 가까이 됩니다. 집사람까지 명단에 집어넣고…]

대당 8천 만에 가까운 구급차도 구조단 소유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만 직원으로 올려놓고 직접 차량을 가져오는 이른바 '지입차'가 대다수입니다.

[C응급구조단 대표 : 실질적으로 거의 3분의 2 이상이 지입이에요.]

이렇게 들어온 지입차주들은 구조단에 납입금 명목으로 돈을 내고 사실상 개인 영업을 합니다.

이렇다 보니 약값 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요금을 더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타야 하는 응급구조사를 안 태우는 경우마저 있습니다.

[지입차주 : 직업정신 투철하고, 다 옛날 말이에요. 지금은 어떻게든 돈 뜯어먹을까? 경쟁이다 보니까 신호 무시, 차선 무시, 속도 무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제도 개선과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