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자 3명 거느려야"..자치구 여성복지기관장 막말, 직원 54명 퇴사
[앵커]
서울의 한 자치단체의 위탁을 받은 여성가족복지센터장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거나 장애인을 비하하는 등의 막말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 센터장이 부임한 뒤로 그만둔 직원만 5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이 돌봄과 가족상담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서울의 한 복지센터.
자치구의 위탁을 받은 한 학교법인이 세금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부임한 센터장, 직원의 외모를 스스럼없이 지적합니다.
[서울시 OO 여성가족복지센터장/지난해 7월/음성변조 : "OOO처럼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생겼다 그러면 내가 말 안 하지."]
본인이 여성이면서도 직원들에게 구청에 가서 여성성을 내세워 예산을 확보하라고 지시합니다.
[서울시 OO 여성가족복지센터장/지난해 7월/음성변조 : "OOO 선생님 시켜 가지고 애교스럽게 '뭘로 사죠?' 물어 보고와. 진짜."]
직원들은 이런 여성 비하 발언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직원 A 씨/음성변조 : "'우리 직원들은 시집살이를 안 해서 그런가 봐'라고…" ]
[직원 B 씨/음성변조 : "브런치는 할일 없는 엄마들이 애들 학교 보내놓고 아침 차려 먹기 귀찮아서 해먹는 거 아니냐…"]
심지어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직원 C 씨/음성변조 : "고장난 펜을 쓰다가 '이런 장애인 펜 같은거 말고 멀쩡한 거 갖다달라'고 하는 발언도…."]
한 행사장에선 '남자는 오솔길을 걸을 여자', '가정용 여자', '잠자리를 같이 할 여자' 등 3명의 여자를 거느려야 한다고 발언해 구민들의 항의를 받았습니다.
반복되는 막말은 물론 뚜렷한 기준을 알 수 없는 잦은 인사 조치에 센터장 부임 4년 만에 50명 넘는 직원이 퇴사했습니다.
이는 고스란히 구민들의 피해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직원 C 씨/음성변조 : "소통이 중요한 사업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데 담당자가 계속 바뀌다 보니까 그 분(구민)들도 어떤 말을 하거나 요청하기가 힘들다…"]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자치구는 센터에 대한 특별 지도·감독에 나섰고,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은 센터장을 대기발령했습니다.
센터장은 문제 된 발언은 다 맥락이 있었다면서도 발언 일부는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 류재현/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진수아
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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