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옥같은 회사' 불만에 입 연 김범수 "어렵다..'경고등'으로 생각"

송화연 기자,김근욱 기자,장도민 기자 입력 2021. 2. 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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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톡 애프터②]"카카오 내에서 무시·멸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 없어야할 것"
"나는 공산주의보단 자본주의..카카오, 스톡옵션은 네이버보다 많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사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김근욱 기자,장도민 기자 = "지옥같은 회사(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어서), (그런 지적)너무 어렵다. 우리가 지금 되돌아봐야하는 상태라는 '경고등'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직장인 전용 소셜미디어 '블라인드'에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안녕히'라는 제목의 유서를 게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가열된 것과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브라이언)이 밝힌 말이다.

김 의장은 25일 오후 2시부터 사내 직원 간담회인 '브라이언톡 애프터'를 열고 최근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성과급 및 인사평가 체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문제투성이의 사람이다. 그렇기에 완벽한 조직이 될 수는 없다. 하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서로 배려하고 신뢰해야한다는 점"이라며 "신뢰는 다른 게 아니라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신뢰만 있다면 충돌이 두렵지 않다"며 "우리를 불편하게 억압하는 회사는 안되게 노력해야 하고 (고충을)외부에 알리는 게 아니라 내 동료, 내 보스, 내 CEO에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얘기를 외부에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어버렸나는 경고등으로 받아들여야하나 조심스러움이 있다"며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기본 마음가짐은 있는 회사라고 아직 믿는다. 그런 의지가 없다면 떠나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평가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의장은 "평가보상 그런게 참 어렵다"고 운을 뗀 뒤 "카카오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꽤 강하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산업군에선 가장 보상이 많은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은 있지만 다소 차이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단도직입적으로 네이버와 비교하면 연봉과 성과급은 네이버가 영업이익이 세다보니 한동안 그것을 (비슷하게) 못 맞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스톡옵션은 더 많이 나갔다. 전체적으로 보면 누가 더 많을지 객관적인 비교를 통해 밸런스를 잡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김 의장은 "카카오와 다른 회사, 스톡옵션은 발행 시점에 따라 결과가 하늘과 땅차이 일 수 있어서 이를 따지기 어려운 것 같다"며 "회사의 보상에 대해 서로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노력과 리스크와 도전들이 여기 회사(카카오)와 다를 수 있고 환경도 다르다. 가장 좋은 것은 밸런스가 잘 잡히는 것이지만, 스톡옵션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어느 시점에 오르고, 이를 받은 몇개월 시점(에 따라) 차이가 되기도 해 스톡옵션을 보상으로 보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의견을 냈다.

김 의장은 "전 공산주의보단 자본주의가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회사는 N분의 1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차등의 차이가 얼마나 나야할지에 대한 점은 결국 회사의 시스템이나 회사의 방향성에 따라 갈릴 것인데, 오늘 다 얘기하기 어려운 주제"라며 추가로 대화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스톡옵션이나 지분이 (제공) 없이 인센티브로 돌아가는 회사가 있는 것처럼 회사마다 성격이 달라서 그에 맞게 설정해야한다. 저는 카카오가 경쟁력이 있는 회사라면 보상도 많아야한다고 본다"면서 "다른 곳보다 (보상이) 작다면 빨리 개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 내에 직원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맞추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김 의장은 "단기적으로는 (보상을) 못 맞추고 장기적으로는 약간의 시간을 (우리에게)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어느순간 균형을 못 맞출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장은 최근 내부 인사평가 실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조직 관리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최근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자신이 회사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토로와 함께 유서를 암시하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이 게시물을 계기로 카카오 인사평가에 대한 후속 불만을 표출한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커진 것이다. 카카오는 직원들이 동료를 상대로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에 대해 조사하는 데, 이 결과가 당사자에게도 알려져 압박과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 골자다.

김 의장은 "이번 인사제도 문제도 있지만 직장에서 누군가를 해를 끼치거나 해를 끼칠 의도는 없어야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에 대한 민감도는 진짜 조심해야할 단계"라며 "이는 서로에 대한 약속과 배려이고 가장 조심해야할 영역이며 삼가야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적어도 카카오 내에서 인간의 존엄이나 배려에 대해서는 절대 무시하거나, 해치거나, 멸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없어야한다"며 "이런 부분에 민감하지 않은 리더가 있다면 바로잡아야한다. 이는 리더뿐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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